코스피 1.33% 상승 마감 눈앞…다우 사상 최고에 4,160선 회복
코스피가 12일 미국 증시 강세와 인공지능 AI 관련 불안 심리 진정 영향 속에 1%대 상승세를 이어가며 4,160선을 회복했다. 기관의 대규모 순매수가 유입된 가운데 반도체와 경기민감주 중심으로 지수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연말을 앞둔 국내 증시 투자심리가 점차 개선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술주 변동성과 AI 거품 논란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단기 조정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보고 있다.
12일 오전 11시 4분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4.59포인트 1.33% 오른 4,165.21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는 장 초반 전장 대비 13.21포인트 0.32% 상승한 4,123.83에서 장을 연 뒤, 기관 매수세가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상승 폭을 빠르게 확대했다.

수급 동향을 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이 이날 오전까지 6,155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5,903억 원, 176억 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차익 실현에 나서는 흐름이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882억 원, 6,726억 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은 7,371억 원 순매수 우위를 나타내며 현·선물 양쪽에서 매수 주체로 부상했다.
전날 뉴욕증시는 AI 거품 논란에도 불구하고 주요 지수 간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11일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46.26포인트 1.34% 오른 48,704.01에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S&P 500 지수는 0.21% 상승한 반면,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종합지수는 0.26% 하락하며 조정을 받았다. AI 수혜주를 둘러싼 거품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통 산업과 가치주 중심으로 자금이 일부 이동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장 마감 후 발표된 브로드컴의 실적이 투자심리를 다소 안정시키는 역할을 했다. 브로드컴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작년 4분기 실적과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을 제시하면서 AI 인프라 투자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인식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AI 산업 전반에 대한 거품 우려가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해당 흐름이 12일 국내 반도체와 대형 성장주에 대한 매수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시가총액 상위주에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40% 오른 108,80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부터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SK하이닉스는 1.95% 상승한 577,000원을 기록하며 경고 조치에도 불구하고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AI 서버 수요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 HBM 기대감이 주가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대형주 전반도 동반 강세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44%, 현대차가 2.37%, 두산에너빌리티가 3.23%, HD현대중공업이 1.25% 오르는 등 대부분의 대표 종목이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와 선박·플랜트 수주 모멘텀이 살아나며 경기민감주에 대한 매수세가 확대된 점이 코스피 전반을 떠받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이 0.56%, 셀트리온이 0.86% 하락하는 등 일부 대형주는 차별화된 약세를 보이며 종목별로 희비가 갈리고 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3.22% 오르며 상승 폭이 가장 크다. 증권업이 2.97%, 운송장비·부품이 2.50%, 전기·전자 업종이 1.36% 상승하는 등 최근 조정을 받았던 경기 민감 섹터에 매수세가 집중되는 양상이다. 반면 보험업은 6.81% 급락하며 뚜렷한 약세를 기록 중이고, 비금속광물 업종도 0.80% 내리며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금리·수익률曲선 전망 변화와 일부 종목에 대한 차익 매물이 보험주 약세를 자극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0.38포인트 0.04% 오른 935.02를 기록하며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치고 있다. 코스닥은 장 초반 전 거래일보다 0.65포인트 0.07% 내린 933.99에서 출발한 뒤 930선 박스권에서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대형 성장주의 변동성 확대와 단기 급등주에 대한 경계 심리가 맞물리며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코스닥 시장 수급은 비교적 고르게 분산돼 있다. 개인, 외국인, 기관이 각각 135억 원, 222억 원, 43억 원을 순매수하고 있어 특정 투자 주체가 지수를 이끄는 구조는 아니다. 다만 중소형 성장주에 대한 선택적 매수와 단기 차익 실현 수급이 교차하면서 지수의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요 종목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0.69%, 에이비엘바이오가 0.97%, 레인보우로보틱스가 1.17% 오르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차전지, 바이오, 로봇 등 성장 산업 관련 종목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반면 알테오젠은 4.30% 하락했고, 리가켐바이오도 0.37% 내리며 약세를 기록하고 있어 바이오주 내에서도 종목별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미국 다우와 S&P 500의 강세, AI 관련 실적 개선 기대 등 우호적인 대외 환경을 반영해 반도체와 경기민감주 중심으로 상승 폭을 키우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동시에 미국 기술주 변동성과 AI 거품 논란, 국내 기관 수급 지속 여부가 당분간 코스피와 코스닥의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연초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향후 발표될 미국 주요 기술기업 실적과 국내외 통화정책 기조 변화를 주시하며 포지션을 조정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연방준비제도 통화정책 회의와 주요 기업 실적 발표 결과가 국내 증시 상승세의 지속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