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창군 첫 함정 도입"…주일석, 고속전투주정 청새치 진수로 상륙작전 강화 시사
상륙작전 전력을 둘러싼 전력 공백 논란과 기동성 강화 요구가 맞물린 가운데 해병대가 창군 이후 처음으로 자체 함정을 도입하며 해상 작전 체계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병대와 방위사업청은 새로운 고속전투주정 전력 도입을 통해 상륙·증원 작전의 기동성과 생존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해병대와 방위사업청은 12월 11일 부산 사하구 강남조선소에서 해병대 고속전투주정 선도함 HCB-001 청새치 진수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청새치는 해병대가 운용하는 첫 함정으로, 육군과 해군 위주로 구축돼 온 기존 상륙전력 구조 변화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고속전투주정 청새치는 기존 고무보트 형태의 해병대 구형 고속단정인 고무보트형 RIB보다 속도와 방호력이 크게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전장 18미터급 규모의 선체에 원격사격통제체계 RCWS를 비롯한 각종 무장을 탑재해 화력 대응 능력을 끌어올렸다.
또한 국산 워터제트 추진 방식을 적용해 저수심 해역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했으며, 최대 시속 80킬로미터에 달하는 속력을 낼 수 있어 상륙부대의 신속한 투입과 후속 지원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체 주요 구역에는 방탄판을 적용해 승조원과 탑승 병력의 생존성도 확보했다.
청새치는 국내에서 설계와 건조 전 과정을 진행한 함정이다. 방위사업청과 해병대에 따르면 사업은 2024년 7월 ㈜강남과 건조 계약을 체결한 뒤 2025년 5월 착공에 들어갔다. 이어 같은 해 8월 기공식을 거쳐 이날 진수에 이르렀다. 방위력 개선 사업을 통해 축적된 민간 조선 기술과 국방과학기술을 결합해 개발 기간을 단축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선도함 청새치는 진수 이후 각종 성능 검증과 실해역 운용을 포함한 시험평가 절차를 거친 뒤 2026년 12월 해병대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후 해병대는 실전 운용 개념 검증과 전투임무 적용 훈련을 병행하며 전력화 과정을 진행하고, 작전 배치 시점에 맞춰 부대 편성과 교육체계를 정비할 계획이다.
해병대와 방위사업청은 새 함정의 명칭을 바다에서 서식하는 어류 가운데 빠른 속도와 강한 힘을 지닌 청새치에서 따왔다고 설명했다. 두 기관은 명칭에 대해 고속전투주정이 해상 작전지역으로 신속히 이동해 전투에 임하는 임무와 역할을 상징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주일석 해병대사령관은 진수식에서 청새치 도입의 전략적 의미를 강조했다. 주일석 사령관은 "고속전투주정은 해병대가 최초로 도입하는 함정으로, 국산 조선 기술과 국방과학기술이 집약된 전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전 배치되면 신속한 증원전력 전개 등 임무를 수행해 국가와 국민을 수호하는 해병대의 역할이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청새치 전력화 이후 해병대 상륙부대의 임무 범위와 작전 개념이 한층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도서 방어와 후속 증원, 해안 상륙로 확보 작업 등에서 해병대가 독자적인 해상 기동 수단을 확보하게 되면서 해군 함정에 대한 의존도를 일부 줄이고, 합동작전 내 역할 분담도 보다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해병대 함정 도입이 동중국해와 동해, 서해 등 주변 해역에서 고조되는 해상 안보 불안과 맞물려 추진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주변국의 해군력 증강과 회색지대 도발 가능성이 언급되는 상황에서 상륙전력의 기동성과 생존성을 강화해 억제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이다.
정부와 국방부는 향후 시험평가 결과와 운용 개념 검증을 토대로 후속 함정 도입 여부와 추가 전력 증강 방향을 검토할 계획이다. 국회 역시 예산 심사와 국방위원회 논의를 통해 해병대 함정 사업의 확대 필요성과 재원 배분 문제를 둘러싸고 본격적인 논의에 나설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