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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따라 걷고, 잣떡에 물들다”…홍천에서 만나는 가을의 쉼표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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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질수록, 산과 강으로 떠나는 발걸음이 더 무거워진다. 예전엔 먼 여행지라 여겼던 강원도 홍천도, 이제는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의 속도를 찾는 쉼의 공간이 된다. 자연이 건네는 위로와, 곳곳에서 만나는 특별한 한 끼가 가을 여행의 이유가 되고 있다.

 

요즘은 소박한 맛집 순례와 단풍 산행을 함께 즐기는 여행자들이 많다. SNS에는 계방산 단풍 인증샷과 팔봉산에서 내려다본 홍천강 사진이 줄을 잇고, ‘홍천잣떡’ 같은 건강 디저트 카페에서 풍경을 곁들인 미식 체험을 공유하는 이들도 늘었다. 가족 단위 방문자들은 반려동물과 잔디광장에서 뛰놀던 하루를 꼼꼼히 기록한다.

팔봉산 출처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팔봉산 출처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이런 흐름은 지역 통계와 여행 트렌드에서도 드러난다. 강원도관광재단에 따르면 작년 가을 홍천을 방문한 개별 여행객은 전년 동기 대비 18% 가까이 늘었다. 특히 카페 투어와 가벼운 둘레길 산책, 지역 특산물 체험을 결합한 ‘저밀도’ 일정이 인기다. 화려한 명소보다 미세한 자연과 일상의 여유를 원하는 세대의 선택이 뚜렷하다.

 

여행 전문가 박혜진 씨는 "홍천의 매력은 자연 자체에 있다"고 느꼈다. "계방산 같은 고산과 팔봉산의 절경, 지역 재료로 만든 잣떡 한 조각에서 몸과 마음이 자연스럽게 회복된다"며, “특별한 액티비티 없이도 오롯이 ‘느림’을 경험하게 된다”고 고백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가을엔 붉은 단풍 따라 걷는 게 최고”, “잣떡 한 입이면 피로가 풀린다”, “반려견과 강가 카페는 진짜 힐링”이라며, 일상에 쌓인 무게를 잠깐 내려놓는 기분을 이들 역시 공감한다. 특히 테샤로바처럼 이국적인 인테리어와 강변 경관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카페는 ‘사진 맛집’으로 입소문을 탔다.

 

작고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에는 ‘쉬는 법’이 달라진 요즘의 감각이 담겨 있다. 누군가는 맑은 공기 속에서 걷거나 건강한 간식 한 조각에 만족하고, 또 어떤 이는 반려동물과 함께 밖으로 나서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편이 맑아진다.  

 

지금 홍천에서 즐기는 가을은 단순한 여행을 넘어, 내가 나답게 쉬고 싶은 계절의 풍경 그 자체다.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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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계방산#팔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