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코스닥 동반 급락”…미국발 AI 기술주 조정·외국인 매도에 시장 변동성 확대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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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일 오전 국내 증시가 미국발 기술주 조정 여파로 장 초반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선 가운데, 반도체·AI 업종을 중심으로 수급 불안이 심화되는 등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망 기조가 시장 전반에 퍼지며 지수 하단 압박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4일 오전 9시 13분 기준 코스피는 4,068.52로 2.45% 하락했다. 장중 4,052.26∼4,084.22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 역시 1.60% 내린 903.64를 기록하며 897.16∼905.63 구간에서 반등 시도는 제한적이었다. 코스피에서는 외국인이 3,616억 원, 기관이 1,132억 원 순매도에 나섰고, 코스닥에서도 외국인 순매도(784억 원)가 지수 회복을 어렵게 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코스피 4,675억 원, 코스닥 358억 원)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도 기조가 시장의 방향성을 아래쪽으로 이끄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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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 미국 증시는 기술주 중심의 급락세가 시장을 흔드는 계기가 됐다. 다우지수는 1.65%,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1.66%, 나스닥은 2.29% 각각 급락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해소됐지만, 투자자들은 AI 거품 논란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매파적 발언,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에 다시 주목했다. 여기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3.72% 하락하는 등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 대형 IT주 역시 큰 조정을 받으면서 국내 반도체·IT 비중이 높은 코스피 하방 압력이 커졌다. 최근 한 달간 코스피(17.9%), 코스닥(9.2%) 모두 큰 폭으로 반등한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 실현 움직임도 단기 매물 출회세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업종별로는 코스피 내 통신장비(11.85%)와 건강관리기술(2.36%), 손해보험(1.85%), 우주항공과국방(1.12%) 등이 유일하게 강세였다. 반면, 시장 대표 성장 업종인 반도체·2차전지·서비스 업종은 미국발 AI 조정과 차익 실현 매물로 약세 폭이 두드러졌다. 코스닥에서는 테마별 장세가 이어지며 2025 하반기 신규상장 테마(3.84%)와 탈 플라스틱(2.75%), 비료(1.78%), 의료AI(1.49%), 화이자 관련주(1.02%) 등이 강세를 보였다. 특히 신규 상장주인 세나테크놀로지는 상장 직후 152,600원(등락률 168.66%)까지 치솟는 등 시장의 집중 관심을 받았다.

 

개별 종목 측면에서도 변동성은 컸다. 코스피 시장에는 상한가 종목이 없었으나, 메타랩스(1,794원, 10.88%↑), 다양한 인버스 ETN(미래에셋 -2X 미국 자율주행대표기업 ETN 8.59%↑, 신한 S&P500 VIX S/T 선물 ETN E 7.13%↑ 등)이 변동성 확대 장세의 수혜주로 집계됐다. 코스닥 역시 세나테크놀로지 외에 셀바스헬스케어(18.73%), 퓨쳐켐(14.97%), 누보(14.70%), 삼륭물산(13.91%) 등 개별 테마·기술주가 강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KODEX 200(-2.81%), KODEX 반도체(-4.15%), KODEX AI반도체(-4.23%) 등 대형 ETF들은 미국발 조정에 영향을 받아 하락했다. 방산 ETF는 0.51% 소폭 강세를 유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발 기술주 조정 여파와 외국인 매도세가 당분간 국내 증시를 압박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금리 변수와 AI 성장주 거품 논란 등 대외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섣부른 저가 매수보다는 방어주 및 변동성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정부와 금융 당국은 시장 변동성 확대를 예의주시하며 필요시 안정 조치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에 파급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지난해와 비교하면 반도체 등 성장 업종의 등락 폭이 더 커진 점, 변동성 확대 상품(인버스 ETN 등)으로 단기 자금이 몰린 점이 뚜렷한 차이다. 올해는 미국의 통화정책, 글로벌 기술주 평가 재조정, 외국인 전략 변화 등이 시장 등락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시장에서는 다음 주 발표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회의와 국내외 정책 변수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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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테크놀로지#코스피#인버스e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