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울산공항 폐쇄 후 개발"…안재현, 울산시장 출마 공약으로 정면 제기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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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공항을 둘러싼 장기 난제가 지방선거 국면에서 다시 부상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시장 출마를 선언한 야권 인사가 공항 폐쇄와 부지 개발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지역 정치권의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안재현 전 노무현재단 울산지역위원회 상임대표는 2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에 도전하겠다고 거듭 밝히며 울산공항 폐쇄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KTX 개통으로 울산공항 이용객은 절반 이하로 줄었고, 가덕신공항과 광역철도망으로 기능은 더 축소될 것"이라며 "울산공항 때문에 도심 핵심부가 30년 넘게 고도 제한, 개발 제한에 묶여 있다"고 말했다.

안 전 상임대표는 공항 문제를 미뤄 온 책임을 정치권 전반으로 돌리면서 결단을 강조했다. 그는 "정치인들은 이런 문제를 모두 알고 있었지만, 책임과 갈등이 두려워 누구도 손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시민과 함께 이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울산의 다음 50년을 위한 결단을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울산공항 부지 활용 방안으로 세 가지 구상을 내놨다. 첫째로 지역 대학과 첨단 기업이 집적되는 미래 융합 캠퍼스를 조성해 교육·연구·산업을 연계하겠다고 했다. 둘째로 청년 주거와 문화 공간을 결합한 직주락 청년지구를 만들어 일자리와 생활 인프라를 함께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셋째로 태화강과 연계한 녹색 생태 공원을 조성해 도심 환경과 시민 여가 공간을 개선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안 전 상임대표는 앞서 10월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내년 울산시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공항 폐쇄와 재개발 구상은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쟁점 현안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울산공항은 그동안 지역 내 비즈니스 수요와 군사·재난 대응 기능 등을 이유로 존치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여야를 막론하고 공항 이전·폐쇄 문제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 온 만큼, 향후 여당 인사와 기존 지방권력의 반응에 따라 정치적 충돌이 가열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안 전 상임대표의 제안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려면 국토교통부와 국방부 등 중앙정부와의 협의, 항공 수요 조정, 대체 교통망 검토 등 다층적인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 울산시의회와 정당들은 향후 공청회와 정책 토론 과정에서 공항 폐쇄 여부와 개발 방향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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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현#울산공항#울산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