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닥 강자 비에이치아이, LNG 수주와 원전 르네상스에 영업익 3배 점프 전망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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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이치아이 주가가 LNG 복합화력 설비 대형 수주와 글로벌 원전 투자 확대 기대감이 맞물리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12일 장중 주가는 전일 대비 15% 이상 치솟으며 거래량이 전일의 두 배를 넘겼고,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30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단기 수주 모멘텀을 넘어 펀더멘털 재평가 국면이 전개되는 분위기다.

 

비에이치아이 주가는 지난달 초 5만 원 안팎에서 횡보하다가 12월 들어 거래량이 붙으며 가파른 상승 추세로 전환했다. 5일에는 외국인 대량 매수에 힘입어 5만9,6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 기대를 키웠고, 이후 숨 고르기 뒤 이날 다시 급등하며 6만 원 선을 강하게 돌파하는 흐름을 연출했다. 현재 주가는 5일선과 20일선을 동시에 상회하는 정배열을 유지해 기술적 측면에서도 추가 상승 여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석] 영업익 3배 퀀텀 점프 예고… 비에이치아이, '원전+LNG' 쌍끌이 재평가 시동 (제공:AI제작)
[분석] 영업익 3배 퀀텀 점프 예고… 비에이치아이, '원전+LNG' 쌍끌이 재평가 시동 (제공:AI제작)

최근 랠리의 핵심 동력은 배열회수보일러 HRSG 수주의 잇따른 성과와 원전 시장 부활이다. 전체 매출의 57%를 차지하는 HRSG 부문에서 포스코이앤씨 등 대형 고객과의 계약이 연달아 성사되며 수주 잔고가 빠르게 늘고 있다. 동시에 AI 데이터센터 전력 부족 이슈로 원전과 LNG 발전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두 분야 솔루션을 모두 보유한 비에이치아이에 대한 시장 재평가가 가속화되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도 질적 개선이 눈에 띈다. 이날 매수 상위 창구에 제이피모간이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메이저 자금이 유입되는 양상이다. 특히 12월 5일 외국인이 하루 128만 주를 순매수한 이후 외국인 보유율은 11월 중순 12%대에서 현재 15% 안팎으로 높아졌다. 개인 중심의 단기 매매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하는 수급 구조로 전환되며 주가 하방이 단단해지는 효과를 낳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비에이치아이의 시가총액은 약 1조8,800억 원 수준으로 코스닥 39위에 올라 있다. 상장 주식 수는 약 3,094만 주로 중형주군에 속한다. 태양광과 풍력 비중이 높은 한화솔루션, 씨에스윈드 등 동종 업계 기업과 비교할 때 비에이치아이의 차별점은 수익성 개선 속도가 압도적이라는 점이다. 업황 둔화로 수익성이 악화된 경쟁사와 달리 비에이치하이는 내년 ROE가 40%를 웃돌 것으로 전망돼 자본 효율성 면에서 업계 최상위권에 자리한다. 외국인 지분율도 14%대를 유지해 글로벌 투자자의 신뢰를 반영하고 있다.

 

실적 전망도 급격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영업이익은 219억 원 수준으로 예상되지만 2025년에는 723억 원까지 늘어 3배 이상 점프할 것이란 추정치가 나온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96억 원에서 574억 원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익 체력 개선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빠르게 낮추고 있다. 2024년 기준 80배에 육박하던 PER은 2025년 예상 실적을 적용할 경우 28배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채비율도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어 중장기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기 주가 랠리의 직접적인 기폭제는 포스코이앤씨와 체결한 약 500억 원 규모의 LNG 복합화력발전용 HRSG 공급 계약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비에이치아이는 제철소 내 발전소에 600MW급 핵심 설비를 공급하며 올해에만 9건의 대형 수주 실적을 확보했다. HRSG는 가스터빈에서 나오는 열을 회수해 스팀터빈을 구동하는 장비로 LNG 복합발전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설비다.

 

산업 측면에서는 AI 전력 수요 확대가 비에이치아이의 중장기 성장 스토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강조하듯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안정적으로 가동하기 위해서는 원전과 LNG 발전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비에이치아이는 원전 보조기기 BOP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체코 원전 수출, 미국 소형모듈원전 SMR 시장 개화 등에 따른 수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수소 사업에서도 신성장 모멘텀이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회사는 최근 한국남부발전과 함께 국내 최대 규모인 2MW급 알카라인 수전해 시스템 시연을 마쳤다. 전통적인 화석연료 기반 발전 설비 업체에서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려는 시도로, 향후 멀티플 확장과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경영진 변화도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창업주 이근흥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복귀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인 점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대응력을 높이는 긍정 요인으로 거론된다. 원전 LNG 수소로 이어지는 삼각 축을 동시에 강화하는 전략이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비에이치아이를 원전 LNG 수소를 모두 포괄하는 융합 에너지 설비주로 분류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정책 지원과 글로벌 수요 확대에 힘입어 원전 산업이 구조적 성장기에 진입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단기 테마주를 넘어 실적이 뒷받침되는 성장주로 위상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소 분야에서의 기술 진전은 중장기적으로 추가적인 가치 재평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동종 업계와의 비교에서도 경쟁력이 부각된다. 태양광 중심의 한화솔루션이 업황 부진으로 실적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비에이치아이는 확실한 수주 잔고를 기반으로 이익을 늘려가고 있다. 풍력 타워 업체 씨에스윈드와 견줘도 영업이익률 개선 속도가 빠르고 시가총액 대비 이익 증가 폭이 커 밸류에이션 매력이 돋보인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다만 단기간 주가 급등으로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내년 실적 성장폭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 여지가 크다는 의견이 우세한 편이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주가가 짧은 기간 60% 이상 뛰어오른 만큼 차익 실현 매물이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5만8,000원 부근이 1차 지지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고, 이 수준을 지키면 추가 오버슈팅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5만2,000원을 하회할 경우 조정 기간이 길어질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2025년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가 확고한 만큼 조정 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평가가 많다. 글로벌 전력난과 전력 인프라 노후화 문제로 발전 설비 수요는 꾸준히 유지될 공산이 크고, 이는 비에이치아이 수주 잔고 확대와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예상 EPS에 목표 PER를 적용해 산출한 적정 주가를 6만2,000원 안팎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향후 실적 상향에 따라 목표가 추가 상향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다만 단기 주가 급등에 따른 투자경고종목 지정 가능성과 같은 규제 리스크, 원자재 가격 변동으로 인한 마진 훼손 가능성, 글로벌 원전 프로젝트 지연에 따른 수주 일정 차질 등은 투자자가 반드시 점검해야 할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향후 주가 흐름은 글로벌 에너지 수요, 원전 정책 환경, 주요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좌우될 전망이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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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이치아이#포스코이앤씨#제이피모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