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인프라 파트너십 확대”…정부, 에콰도르·파나마에 도로·철도 협력 제안
도로와 철도 인프라 협력을 둘러싸고 한국 정부와 중남미 주요국이 맞붙었다. 외교부가 주도하는 인프라 협력사절단이 에콰도르와 파나마를 차례로 찾으며, 우리 기업의 중남미 교통 인프라 시장 진출을 본격 확대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외교부는 14일 김진해 카리브공동체 정부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중남미 인프라 협력사절단을 에콰도르와 파나마에 파견해 도로·철도 등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사절단에는 외교부와 국토교통부, 한국도로공사,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국가철도공단 등 관계기관이 참여했다.

중남미 경제협력사절단 사업은 외교부가 2009년부터 추진해 온 대중남미 협력 플랫폼이다. 매년 2∼3개 중점 협력 분야를 선정해 유관기관과 기업이 함께 중남미 국가를 방문하고, 신규 사업을 발굴하며 우리 기업 진출을 지원해 왔다. 올해는 도로·철도 등 교통 인프라가 핵심 의제로 선택됐다.
김진해 대표는 9일 현지시간으로 로베르토 루케 에콰도르 인프라교통부 장관을 면담했다. 그는 양측이 추진 중인 키토-과야킬 구간 도로 개량 사전타당성 조사 사업을 거론하며 "프로젝트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에콰도르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다"고 전했다. 이 사업은 에콰도르 교통 물류의 핵심 축인 수도 키토와 경제 중심지 과야킬을 잇는 노선을 개량하는 사전 단계로, 사업성이 확인될 경우 후속 공사 발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김 대표는 10일 하비에르 메디나 에콰도르 환경에너지부장관대행과도 별도 면담을 갖고, 우리 기업의 에너지·인프라 사업 참여 확대를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한국은 에너지 효율과 친환경 인프라 분야에서 강점이 있다"며 에콰도르 내 에너지·인프라 프로젝트 발굴과 입찰 과정에서의 협력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콰도르 방문에 이어 사절단은 11일 파나마로 이동해 철도 협력 논의를 이어갔다. 김 대표는 세자르 핀손 파나마 메트로청장, 헨리 파룹 국가철도사무국 사무총장을 잇따라 만나 우리 철도 기술과 사업 수행 경험을 설명했다. 그는 특히 파나마시티-다비드 간 철도 건설 사업을 언급하며 "한국은 고속철도와 도시철도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며 "해당 노선 건설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관심과 협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정부는 에콰도르와 파나마가 태평양과 카리브해를 잇는 전략 요충지라는 점에서 교통 인프라 협력이 향후 에너지·물류·디지털 인프라 등 다른 분야 협력으로 확장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외교부는 이번 사절단 파견을 계기로 양국 정부와의 고위급 협의 채널을 더욱 공고히 하고, 후속 실무 협의를 통해 구체 사업으로 연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중남미 인프라 시장이 성장 잠재력이 큰 만큼, 정부의 외교 네트워크와 공기업의 기술 역량을 연계한 패키지형 접근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중남미 특유의 정치·경제 변수와 재원 조달 구조에 따라 사업 추진 속도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외교부는 앞으로도 중남미 인프라 협력사절단을 정례적으로 운영해 신규 협력 분야를 발굴하고, 우리 기업의 수주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와 관계 공공기관도 에콰도르와 파나마 측과의 후속 협의를 이어가며 도로·철도 협력이 구체적인 프로젝트로 이어지도록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