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메디컬이 라오스로 간다”…서울대병원, 국립대병원 자문 ‘글로벌 모범’
한국 의료진의 첨단 병원 설계와 운영 경험이 개발도상국의 의료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고 있다. 서울대병원이 라오스에 400병상 규모의 현대식 국립의과대학병원을 건립하는데 자문을 맡으며, 의료 인력 양성에서 운영 체계 전수까지 전방위 지원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를 ‘한국형 의료 ODA(공적개발원조) 경쟁력 부각의 시작점’으로 평가한다.
서울대병원은 지난달 라오스 비엔티안시에서 개최된 라오스 국립의과대학(UHS) 병원 착공식을 통해, 국내외 의료인력 9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컨설팅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했다고 밝혔다. 병원은 28개 진료과와 특수 클리닉을 갖춘 400병상 수준으로 2028년 개원을 목표로 하며, 국제적 융합형 병원 모델을 적용한다. 서울대병원, 명승건축·다인건축·상지건축, 한국보건산업진흥원, KCA가 SNUH컨소시엄을 구성해 2021년 병원 건립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고,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으로 사업비가 조달된다.

기술적으로는 디지털 의료시스템 도입과 현지 최초 ‘시뮬레이션센터’ 구축이 특징이다. 이 시뮬레이션센터에서는 전문의 수련 커리큘럼 설계·기자재 도입 등 전 과정을 서울대병원이 주도하며, 의료진의 임상역량 향상뿐 아니라 지속적인 교육 인프라 구축까지 책임진다. 이에 따라 라오스 의료계는 기존 대학병원 대비 교육 시스템의 자립적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향후 적용 분야는 의사, 간호사 등 전문 의료인력 양성에 초점이 맞춰진다. 서울대병원은 한국 초청 연수 등으로 실전 병원 운영 방식을 전수하고, 개원 후 2년간 의료진 파견을 통해 진료 및 교육 자문을 계속할 방침이다. 현지 의료 인재의 자립형 성장과 의료 인프라 품질 제고가 기대된다. 실제 라오스 보건부는 “UHS병원이 국가중앙병원으로서 현지 최고 의료서비스와 교육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비교에서 주목할 점은, 한국이 과거 미네소타 프로젝트 등을 통해 해외 의료기술 도입국에서 세계 의료 인프라 구축의 공여국으로 전환됐다는 점이다. 실제 서울대병원은 UAE SKSH 위탁운영 등에서 쌓은 글로벌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형 병원 운영 모델을 동남아 각국에 수출할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사업비 조달은 EDCF 차관을 활용해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관련해 긴밀한 정부 협력과 함께, 글로벌 표준 인프라 구축 및 진료 데이터의 현지화, 윤리적 병원 운영 모델의 확립 등도 중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첨단 의료기술 이전과 자립식 의료 인력 양성을 병행한 이번 컨설팅이 동남아 오픈이노베이션의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산업계는 해당 모델이 아시아와 중동 시장으로 확산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