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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공헌 7년 연속”…한미약품, ESG 경영 선도 주목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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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공헌 활동이 제약 바이오 산업의 지속가능 경영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등 한미그룹이 지역사회와의 나눔과 상생을 장기적으로 실천해 온 공로를 정부로부터 인정받으면서, 헬스케어 산업 전반의 ESG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증이 단기 기부 중심 활동에서, 건강과 환경을 아우르는 통합 사회공헌 경쟁으로 전환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미약품은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공동 주관하는 2025년 지역사회공헌 인정제 심사에서 제약업계 최초로 7년 연속 인증과 최고 등급을 확보했다고 8일 밝혔다. 2019년 제도 도입 이후 매년 빠짐없이 인증을 유지한 사례는 국내 제약사 가운데 한미약품이 유일하다. 올해는 특히 지역사회와의 상생 구조를 체계적으로 구축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도 함께 수상했다.  

지역사회공헌 인정제는 비영리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기업과 기관을 발굴해 정부 차원에서 인증하는 제도다. 단순한 기부액 규모보다는 사업의 지속성, 이해관계자 참여도, 지역사회 영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구조다. 제약 바이오 기업 입장에서는 환자, 지역 의료기관, 취약계층을 동시에 고려하는 ESG 전략을 수립해야 통과할 수 있는 기준으로 여겨진다.  

 

한미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미사이언스도 올해 처음으로 지역사회공헌 인정기업으로 승인받았다. 연구개발 중심 지주사가 사회공헌 인증을 획득한 것은, 신약 개발과 생산 중심에서 그룹 차원의 ESG 지배구조로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그룹 차원에서 공통의 사회공헌 포트폴리오를 설계하고, 계열사별 역할을 나누는 방식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의미도 있다.  

 

한미그룹의 사회공헌은 제약사의 전문성을 살린 보건의료 부문과 환경, 취약계층 지원이 결합된 형태로 구축돼 있다. 대표 사례가 45년간 이어온 사랑의 헌혈 캠페인이다. 업계 최장기 공익 캠페인으로, 임직원 참여형 혈액 나눔 활동을 통해 혈액 수급 안정과 공공의료 인프라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의료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의약품 지원 사업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보험 적용이 어렵거나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계층에게 필수 의약품을 제공해 치료 공백을 줄이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활동이 공공의료와 민간 제약사의 역할을 연결하는 가교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한 예술교육 후원, 쪽방촌 주민을 위한 동행목욕탕 사업, 다문화가정과 이주배경청소년의 정착과 교육 지원 등도 주요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교육과 문화, 주거와 위생 등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을 폭넓게 다루는 접근으로, 제약사가 약 공급을 넘어 지역 생활환경 전반에 개입하는 ESG 모델을 구현한 사례로 평가된다.  

 

환경 분야에서는 지역사회 내 멸종위기 생물을 대상으로 한 한미녹색숲 조성, 생태계 교란식물 제거 활동을 통해 탄소중립과 생태계 보존 프로젝트를 전개해 왔다. 특히 BEE-Happy 프로젝트는 기후 변화로 개체수가 줄어드는 꿀벌을 보호하고, 그 과정에서 생산된 꿀을 쪽방촌 주민에게 제공하는 구조를 택했다. 생물다양성 보전과 취약계층 지원을 하나의 가치사슬로 묶었다는 점에서 ESG 융합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다국적 제약사는 이미 ESG와 지역사회 가치 창출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환경 발자국 감축, 백신 기부, 저개발국 접근성 확대 프로그램 등을 통해 규제기관과 투자자의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한미약품처럼 장기적이고 구조화된 사회공헌 인증을 확보한 국내 기업이 늘어날 경우, 국제 협력과 글로벌 임상, 기술 수출 협상에서의 신뢰도 제고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ESG 평가지표가 빠르게 고도화되는 만큼, 향후에는 단발성 캠페인보다 사업성과 연계된 임팩트 측정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제약사의 경우 의약품 접근성, 임상시험 윤리, 공급망 인권과 환경 리스크까지 포함한 통합 ESG 관리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지역사회공헌 인정제와 같은 정부 인증은 그 출발점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과 규제 환경에서 요구하는 수준과는 여전히 간극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임직원과 함께 지역사회와의 나눔과 상생을 이어가며 지속가능한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7년 연속 인증 사례가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 전반의 ESG 경쟁을 촉발해, 사회적 가치와 산업 성장 간 균형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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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한미그룹#한미사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