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세콰이어길 붉게 물들다”…가을빛 공주, 취향 따라 걷고 맛본다
가을이면 공주를 찾는 이들이 부쩍 많아진다. 예전엔 백제의 도시로만 여겨졌지만, 지금은 자연 풍경과 미식, 휴식까지 즐길 수 있는 여행지의 일상이 됐다. 천천히 걸으며 가을빛을 만끽하고, 뜻밖의 맛을 발견하는 사소한 변화 속에 달라진 삶의 태도가 스며 있다.
요즘 공주 여행의 새로운 명소로 주목받는 메타세콰이어길. 의당면 청룡리의 이 산책길은 똑바로 이어진 나무들이 붉게 물드는 계절이면 누구나 한 번쯤 걷고 싶은 목표가 된다. SNS에는 붉은 가을을 배경 삼아 사진을 남기는 인증샷이 줄을 잇는다. 도심에서 벗어나 조용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온전한 쉼을 얻는다며 여행객들은 소소한 행복을 고백한다.

다양한 미식도 공주의 가을을 특별하게 만든다. 옥룡동의 신짬뽕은 해물이 푸짐하게 들어간 얼큰한 국물로 입소문이 났다. 캡사이신 대신 신선한 재료만 써서, 맵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깔끔함이 매력이다. 등심을 큼직하게 썬 탕수육도 한 몫 한다. 가족 단위, 미식 탐방객 모두 이 집에서 든든함과 포만감의 기쁨을 맛본다.
숲속 힐링을 원한다면 유구읍 문금리에 자리한 ‘숲너울’도 빼놓을 수 없다. 커피 한 잔에 여유를 맡길 수 있는 이 공간은 카페와 복합문화공간이 한데 어우러진다. 바비큐장과 반려견 동반 공간까지 마련돼, 일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자연과 온전히 만나는 시간이 주어진다. 자주 오던 이들도 ‘다시 찾고 싶어진다’며 만족감을 표현한다.
이런 변화는 각종 데이터와 여행 트렌드 속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최근 몇 년간 지역 소도시 여행과 로컬 미식을 찾는 2030세대 비중이 꾸준히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자연과 일상의 경계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찾으려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그만큼 소박하지만 깊이 있는 여행이 점점 더 사랑받고 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다녀오니 생각보다 더 좋았다”, “도심 밖에서 진짜 쉴 수 있는 곳을 발견했다”며 공주 여행의 감동을 공유하는 글이 많다. 이런 후기들은 또 다른 여행자를 이끈다. 가까운 자연에서 얻는 리셋의 시간을 일상에 들인 셈이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가을 공주에서 걷고 맛보고 멈춰 서는 모든 순간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느릿하지만 단단한 리듬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