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 급등한 아이에스동서…3조5,000억 경산 중산지구 기대에 목표가 두 배
아이에스동서 주가가 17일 목표주가 상향과 대형 개발 사업 기대감이 겹치며 급등세를 연출했다. 올해 실적 부진 우려에도 불구하고 2026년 이후 자체 사업 본격화에 따른 턴어라운드 기대가 부각되면서, 투자 심리가 단기간에 개선되는 모습이다. 증권가는 저평가 구간에서 구조적 이익 개선이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중장기 재평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아이에스동서는 정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2.79% 오른 2만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만5,700원까지 치솟으며 최근 1주일간 박스권 흐름을 단번에 돌파했다. 장 마감 후 오후 5시 8분 기준 넥스트레이드 시장에서는 0.4% 추가 상승한 2만4,800원에 거래되며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일 약 9만2,000주에 그쳤던 거래량은 이날 98만6,355주로 10배 이상 급증해 수급 쏠림을 보여줬다.
![▲ 아이에스동서[01078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7/1765959390347_446510026.jpg)
주가 급등의 직접적인 방아쇠는 증권가의 공격적인 목표주가 상향이다. 신영증권은 이날 아이에스동서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2만6,000원에서 5만원으로 상향했다. 현재 주가 대비 약 100%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보고서는 2024년과 2025년 실적 공백 구간을 지나 2026년부터 경북 경산 중산지구 펜타힐즈W 등 대형 자체 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실적이 퀀텀 점프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수급 측면에선 개인 투자자 비중이 두드러졌다. 주요 매매 창구를 보면 개인 고객 이용이 많은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에서 매수·매도가 집중되며 강한 손바뀜이 발생했다. 외국인 보유 비중이 약 4.5% 수준으로 낮은 상황에서 거래량이 급증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랠리는 외국인보다는 국내 기관과 개인의 수급이 주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넥스트레이드 시장에서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매수 열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동종 업계와 비교하면 상승 폭은 단연 눈에 띈다. 이날 현대건설은 1.87%, 삼성E&A는 1.20%, GS건설은 0.04% 상승하는 데 그치며 건설 업종 전반이 강보합 수준에 머문 가운데, 아이에스동서는 두 자릿수 급등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도급 위주 사업 구조를 가진 대형 건설사와 달리 아이에스동서가 자체 개발 비중이 높은 데다 콘크리트 제조와 폐배터리 등 환경 사업을 함께 영위하는 포트폴리오 다각화 효과가 부각됐다고 본다. 17일 기준 시가총액은 약 7,456억 원으로 코스피 359위 수준이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6배로 여전히 자산 가치 대비 저평가 영역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재무지표만 놓고 보면 단기 실적은 부정적이다.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아이에스동서의 2024년 예상 매출액은 전년 대비 25% 감소한 1조5,146억 원, 영업이익은 1,697억 원으로 반토막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당기순이익은 1,486억 원 적자가 예상돼 수익성 쇼크가 이미 반영된 상태다. 다만 증권가는 2025년 116억 원 수준의 흑자 전환을 거쳐 2026년 순이익 606억 원, 2027년 873억 원 등 이익 규모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는 적자 구간이라 주가수익비율(PER) 산출 의미가 크지 않지만, 2026년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한 선행 PER은 10배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돼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다는 분석이다.
미래 성장 모멘텀의 핵심은 경산 중산지구 프로젝트다. 총사업비 3조5,000억 원 규모로 알려진 이 개발 사업에서 아이에스동서가 추진 중인 펜타힐즈W는 약 1,700세대 규모다. 분양 일정이 2026년 상반기로 구체화되면서, 시장에서는 단순한 단기 분양 수익을 넘어 이익 체력이 한 단계 레벨업할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여기에 울산 문수로 롯데캐슬 그랑파르크와 울산 뉴시티 에일린의 뜰 등 최근 분양 단지가 예상보다 양호한 청약 성적을 거둔 점도 긍정적인 신호다. 특히 울산 호수공원 에일린의 뜰은 최고 경쟁률 46.5대 1을 기록해 지방 분양 시장 침체 속에서도 브랜드 경쟁력을 입증했다.
비건설 부문이 실적 방어 역할을 하고 있는 점도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회사는 콘크리트 사업에서 전체 매출의 약 22%, 환경 사업에서 37%를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 경기 조정 국면에서도 콘크리트와 폐기물·폐배터리 등 환경 관련 매출이 늘면서 수익 구조가 다변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자체 개발 비중 확대와 함께 이러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중장기적으로 영업이익률 개선과 실적 안정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단기 주가 변동성이 커진 만큼 투자 전략에 따라 시각이 엇갈린다. 단기 매매 관점에서는 하루 만에 12% 이상 급등하며 기술적 이격도가 크게 벌어진 만큼, 조정 국면 진입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2만3,000원 안팎에서 1차 지지선이 형성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본다. 넥스트레이드 시장에서의 강세를 고려하면 18일 장 초반에는 갭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동시에 차익 실현 매물 출회 여부를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오히려 현재 구간을 분할 매수 기회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PBR 0.5배 미만 구간에서 2026년 이후 실적 턴어라운드가 뚜렷해지고 있어, 향후 대형 자체 사업 착공과 분양 일정이 구체화될 때마다 주가의 단계적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체 사업 확대는 분양 마진 개선과 고정비 레버리지 효과로 연결되면서, 매출 증가 대비 영업이익이 더 빠르게 늘어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리스크 요인도 상존한다. 부산 남구 이기대 공원 인근 아파트 개발 사업은 지자체 재검토 통보로 인허가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인허가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사업 추진 일정 차질뿐 아니라 금융 비용 증가 등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평소 거래량이 풍부하지 않은 종목 특성상, 단기 급등 이후 유동성이 급격히 위축될 경우 추격 매수 투자자가 고점에 갇힐 위험도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아이에스동서의 주가 흐름이 향후 건설·디벨로퍼 업종 전반의 리레이팅 가능성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당분간은 경산 중산지구를 비롯한 주요 프로젝트 인허가·분양 일정과 분기별 실적 추이를 중심으로 주가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