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달러 수출 허브 경쟁력”…현대글로비스, KD물류 확장→글로벌 공급망 재편
현대글로비스가 제62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60억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하며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자리 매김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2023년 58억달러, 2024년 59억달러에 이어 통관 기준 2024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집계된 직수출 실적에서 61억달러를 달성해 수출 규모를 꾸준히 확대했다. 특히 수출의 탑 수상 구간이 3년 연속 상향된 점에서 자동차 부품 물류를 매개로 한 수출 경쟁력이 구조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수출 실적을 떠받치는 핵심 축은 자동차 부품 기반 KD 물류다. 회사는 국내외 협력사에서 조달한 부품을 해상 포워딩과 내륙 운송, 보관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연계해 해외 공장으로 공급함으로써 현대차와 기아 등 완성차 기업의 현지 생산 안정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부품 발주와 포장, 선적뿐 아니라 항만 도착 이후 내륙 운송과 창고 운영까지 통합 관리하는 구조가 구축돼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리드타임 단축과 재고 효율화라는 이중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실제 공급 물량의 규모도 적지 않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국내에서 출발한 KD 물량 기준으로 세계 각국 17개 완성차 생산공장에 44개 차종 부품을 공급했으며, 총 물량은 5만7천683FEU에 달했다. 1FEU가 길이 12미터 컨테이너 한 개를 의미하는 점을 감안하면, KD 전용 물류망이 사실상 글로벌 조립 공장들을 잇는 대형 부품 회랑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KD 방식은 현지 조립을 통해 관세 부담을 줄이고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전동화 전환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는 현재 자동차 산업 구조에서 전략적 도구로 부상했다는 의견도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미국 시장에서의 동향은 현대글로비스의 수출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최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가동과 함께 미국의 관세 부과 기조에 대응하기 위한 안전 재고 확보 수요가 커지면서 자동차 부품 수출량이 증가하는 흐름이 관측됐다. 전기차 보조금과 원산지 규정, 관세 정책이 복합적으로 얽힌 미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KD 공급은 곧 완성차 생산 차질을 막는 ‘보이지 않는 보험’ 역할을 한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재무 구조에서도 유통 기반 물류 사업의 비중이 한층 굳어지는 양상이다.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KD와 중고차 수출 등을 포함한 유통사업 부문 매출액은 10조6천5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48%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이 부문 영업이익은 4천43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약 28%에 해당했다. 수출 물류를 축으로 한 유통사업이 매출 규모와 수익성 측면에서 모두 핵심 축으로 부상한 셈이며, 자동차 산업의 생산거점 다변화가 가속할수록 KD와 중고차 등 유통 포트폴리오의 성장 여력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미국 관세 정책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교차하는 환경을 언급하며 대내외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았다고 평가하면서도, 유기적이고 효율적인 운송체계를 기반으로 공급망의 유연성을 확보해 수출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와 첨단 물류 기술 도입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 기반 수요 예측, 실시간 운송 가시성 확대, 친환경 선박과 연계한 해상 운송 효율화 같은 요소가 향후 현대글로비스의 수출 물류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수출의 탑 수상이 국내 자동차 물류 기업의 글로벌 위상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이정표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