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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FC온라인 올해의종목상 수상…국내 이스포츠 생태계 입지 강화

강다은 기자
입력

온라인 축구 게임 FC 온라인이 국내 이스포츠 생태계에서 존재감을 다시 확인했다. 넥슨은 자사 온라인 축구 게임 EA 스포츠 FC 온라인이 한국이스포츠협회가 주최한 이스포츠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올해의 종목상을 수상했다고 17일 밝혔다. 업계에서는 장기 리그 운영과 공격적인 리그 개편이 결실을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포츠 명예의 전당 헌액식은 한 해 동안 국내외 무대에서 활약한 선수와 종목을 기념하는 행사로, 16일 서울 마포구 이스포츠 명예의 전당에서 열렸다. 현역과 은퇴 선수를 대상으로 한 팬 투표 기반 헌액 부문 3개와 함께 올해의 종목상, 올해의 팀상이 시상됐다. FC 온라인이 받은 올해의 종목상은 1년 동안 국내 이스포츠 발전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게임 종목에 수여되는 상으로, 선정위원회와 100명 이상 이스포츠 업계 관계자의 투표를 합산해 결정됐다. 넥슨이 이 부문을 받은 것은 2019년 카트라이더 이후 약 6년 만이다.

FC 온라인은 축구 리그 운영 방식을 이식한 e스포츠 리그 구조를 특징으로 한다. 넥슨은 2020년부터 6년째 FC 온라인 정규리그를 운영해왔고, 2024년 발표한 FC 온라인 슈퍼 챔피언스 리그를 중심축으로 리그 시스템을 재편했다. 슈퍼 챔피언스 리그는 통상적인 토너먼트 방식에서 벗어나, 구단 프랜차이즈 기반의 시즌제 운영과 승강 구조를 통해 연중 지속되는 프로 스포츠형 리그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기술적 연출과 시스템 측면에서도 시청 경험 고도화에 초점을 맞췄다. 넥슨은 2월 FC 온라인 이스포츠 개편 발표와 함께 총 상금 20억 원 규모의 FC 온라인 슈퍼 챔피언스 리그를 공개하고, 경기 시작 직전 각 팀이 선수 카드를 실시간으로 선택하는 라이브 드래프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라이브 드래프트는 전통 스포츠의 드래프트 시스템과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밴픽 구조를 결합한 방식으로, 경기 전 단계부터 변수와 전략 싸움을 부각해 시청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장 반응도 수치로 입증되고 있다. 올해 열린 2025 FSL은 두 시즌 동안 누적 시청자 약 2110만 명, 발행 콘텐츠 조회수 8500만 건을 기록했다. 경기 생중계뿐 아니라 하이라이트, 분석 영상, 선수 인터뷰 등 2차 콘텐츠 소비가 두드러져, 구단 프랜차이즈 중심의 팬덤 구조가 자리 잡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축구라는 글로벌 인기 종목을 기반으로 한 e스포츠가 안정적인 시청 수요를 확보하고, 광고·스폰서십·중계권 수익 구조를 강화할 여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국내외 e스포츠 시장에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 발로란트 등 일부 종목에 수익과 인프라가 집중되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FC 온라인은 축구 팬과 게임 이용자를 동시에 포섭하면서 종목 다변화 측면의 의미도 가진다. 특히 프랜차이즈 리그 모델은 북미와 유럽 주요 e스포츠 리그가 채택한 구조와 궤를 같이해, 장기적으로는 구단 라이선스, 지역 연고, MD 상품 등 부가 사업 확장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수 연봉 구조, 2군 육성 시스템, 아마추어 리그 저변 확대 등 전통 스포츠 리그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정책 환경 측면에서 FC 온라인 리그는 이스포츠를 체육·문화 산업의 한 축으로 인정하려는 국내 제도 논의와도 맞물린다. 한국이스포츠협회는 명예의 전당, 공식 리그 인증, 선수 등록제 등을 통해 종목별 리그를 제도권 안으로 편입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각 게임 퍼블리셔가 직접 리그를 통제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지만, 국내에서는 협회와 지자체, 방송 플랫폼, 게임사 등이 결합한 혼합형 모델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FC 온라인의 올해의 종목상 수상은 이런 다자 협력 구조 안에서 축구 기반 e스포츠가 제도권 종목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넥슨은 FC 온라인 리그를 단발성 흥행 이벤트가 아닌 장기 리그 사업으로 정착시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상금 규모 확대, 프랜차이즈 제도 정착, 안정적인 중계 플랫폼 확보, 구단 운영 지원 프로그램 등이 핵심 축이다. 회사는 리그 데이터 분석을 통한 선수 퍼포먼스 관리, 경기 밸런스 패치와 연계한 시즌 운영 등 IT 기반 리그 운영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과 연계한 국제 대회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상원 넥슨 FC그룹장은 FC 온라인과 FSL에 관심을 보인 팬과 이용자 덕분에 수상할 수 있었다고 언급하며, 앞으로도 더 안정적이고 완성도 높은 리그 운영을 통해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FC 온라인이 축구 기반 e스포츠의 대표 리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 모델이 국내 이스포츠 종목 다변화와 수익 구조 개선의 사례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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