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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서 증명한 변화 전북으로 확장"...정헌율, 전북지사 출마 선언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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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세대교체 요구와 지역 격차 불만이 맞물린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인사들이 광역단체장 도전에 나서며 전북 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텃밭에서 내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공천 구도가 주목받고 있다.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은 12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전북도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익산시장 3선 성과를 전면에 내세우며 "익산에서 증명한 변화를 전북으로 확장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 시장은 먼저 익산 지역 현안 해결 경험을 부각했다. 그는 "저는 장점마을 비극, 해동환경 폐기물 불법매립, 악취와 미세먼지 등 난제를 말끔히 해결했고 오랫동안 전통산업에 머물러 있던 도시의 기반을 바이오 등 첨단산업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경험이 전북도정 전반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북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도정 비전을 제시했다. 정 시장은 "전북은 수도권 논리에 갇혀 차별받고 호남 안에서도 지역 격차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전북 대전환을 위한 공약으로 도민 참여 확대, 시군 균형 발전, 복지 강화, 특별자치도 권한 실질화, 새만금 개발의 국가 주도 재정립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도민이 주인이 되는 참여도정 실현, 14개 시군의 균형 성장 전북, 복지 전북 구현, 특별자치도에 실질적 권한 부여, 새만금 개발의 국가 주도 재정립 구상을 언급했다. 그는 이를 통해 "수도권 편중에 대응하는 독자적 성장 축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현 도정을 향한 비판도 적잖게 담겼다. 정 시장은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추진한 전주·완주 통합 문제를 겨냥했다. 그는 전주·완주 통합에 대해 "찬성하지만 (도지사) 임기 초반부터 준비했어야 했는데 (급작스럽게 추진하니) 완주 군민 입장에서는 황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행정은 디테일인데 그 디테일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국가 공모사업 유치 과정도 도마에 올렸다. 정 시장은 정부 공모에서 탈락한 핵융합 연구시설 유치 시도를 언급하며 "핵융합 연구시설도, 마지막에 정치인들 동원해서 밀어붙이면 그게 되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남은 10년, 20년 가까이 생태계 조성을 꾸준히 해왔다"고 비교했다. 그는 "(공모 탈락 이후) 행정심판, 소송을 제기한다는데 우리 도민들 두번 욕 먹이지 말라"고 경고했다.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는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겼다. 정 시장은 "단일화 문제는 지금 꺼내기에 조금 이른 감이 있다"고 하면서도 "(단일화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수단을 강구해 민주당 경선 본선 대열에 끼겠다"고 말했다. 먼저 당내 경선에서 존재감을 입증한 뒤 필요 시 후보 단일화 논의를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일각에서 제기된 총선 출마설도 선을 그었다. 정 시장은 "그런 주변의 질문에 저는 지방선거에 나갈 사람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저기 어중간한 태도로는 뭐 하나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도지사 도전에 정치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시장의 출마 선언으로 전북도정 재편을 둘러싼 여권 내부 경쟁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전북도는 특별자치도 출범과 새만금 개발, 시군 간 격차 해소 등 굵직한 과제를 안고 있어 향후 더불어민주당 경선 구도가 도민 여론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은 앞으로 인물 경쟁과 공약 검증을 둘러싼 공방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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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헌율#전북도지사#김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