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공모가 4배 급등 후 조정…에임드바이오, 기관 매도 속 ADC 기대와 변동성 공존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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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직후 공모가 대비 4배 이상 치솟았던 에임드바이오 주가가 단기 과열 부담과 기관의 연속 매도 공세에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단기 급등 이후 조정이 이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와 기관·외국인의 차익 실현 물량이 정면 충돌하는 구도가 형성돼, 향후 주가 흐름이 바이오 섹터와 공모주 시장 전반에 어떤 신호를 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에임드바이오의 조정이 수급 해소 차원인지, 아니면 밸류에이션 재평가 국면의 전조인지를 두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

 

10일 오후 2시 58분 기준 에임드바이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00% 떨어진 4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공모가 1만1000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330% 이상 높은 수준으로, 상장 후 단기간에 대형 바이오주 반열에 오른 셈이다. 상장 첫날인 4일에는 공모가 대비 300% 오른 4만4000원에 마감했고, 5일에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5만7200원을 기록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이후 8일 4만8550원까지 밀린 뒤 9일 5만원 선을 잠시 회복했지만, 10일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며 5일 이동평균선 지지 여부를 시험받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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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장세의 특징은 높은 변동성이다. 장중 고점과 저점의 차이가 크고 일일 등락률도 확대되면서 공모 초기 급등주 종목에서 자주 나타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한 종목 특성상 단기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지고, 수급 불균형에 따라 가격이 빠르게 출렁이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급 측면에서 보면 기관의 매도 강도가 눈에 띈다. 기관투자자는 상장일인 4일 18만 주 순매도를 시작으로 5일 24만 주, 8일과 9일에도 각각 10만 주 이상을 순매도하며 상장 직후부터 일관된 차익 실현 흐름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4일 22만 주를 순매수하며 초기 급등을 견인했지만, 8일에는 27만 주를 한꺼번에 내놓으며 단기 매매 성향을 드러냈다. 반면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개인 비중이 높은 증권사가 매수 상위 창구를 채우고 있어, 기관·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개인이 받아내는 개인 수급 주도 장세가 만들어진 상태다.

 

이런 수급 구조는 단기적으로 주가 하방 경직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기관과 벤처캐피탈의 잠재 매도 물량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 의존도가 높을 경우, 매수 체력이 약해질 때 변동성이 한층 커질 수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보호예수 해제 시점과 2대 주주인 인터베스트 등 벤처캐피탈의 엑시트 움직임이 향후 주가의 상단을 제한하는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에임드바이오는 상장 직후 단숨에 코스닥 대형주 반열에 올랐다. 현재 시가총액은 약 3조474억원으로 코스닥 시총 상위 20위권에 진입했다. 상장주식수는 약 6415만 주로 유통 물량이 적지 않은 편이지만, 현재 거래량이 활발해 환금성은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같은 ADC 관련주인 알테오젠과 에이비엘바이오 등과 비교하면 아직 실적과 사업 단계에서 차이가 있으나, 체급 면에서는 주요 바이오텍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셈이다.

 

재무 지표는 2024년 들어 뚜렷한 턴어라운드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23년 1억7000만원에 그쳤던 매출액은 2024년 117억6000만원으로 6768% 급증했다. 시장에서는 기술이전 수익 반영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영업이익도 2023년 64억원 적자에서 2024년 4억원 적자로 적자 폭이 크게 줄었다. 아직 당기순손실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이익 회수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하긴 이르지만, 기술 특례 상장 바이오 기업이 가시적인 매출 성장을 보여줬다는 점은 긍정적 신호로 꼽힌다.

 

다만 부채비율이 2024년 기준 1299%로 높게 나타나 재무 건전성에 대한 경계도 공존한다. 회사 측 재무 구조상 상장 전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 등 회계상 부채로 잡힌 항목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상장 이후 자본 확충과 구조 개선이 진행될 경우 부채비율이 빠르게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향후 공시될 추가 재무 데이터와 자본정책 방향이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에임드바이오의 핵심 자산인 ADC 파이프라인이다. 에임드바이오는 삼성서울병원에서 분사한 스핀오프 기업으로, 그동안 축적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항체와 약물 페이로드를 최적 조합하는 역량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주력 후보물질인 AMB302는 FGFR3를 타깃으로 하는 ADC 신약으로, 미국 바이오헤이븐에 기술이전되며 글로벌 빅파마와의 파트너십 이력을 확보했다. 현재 임상 1상이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할 때 상업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미 해외 기술이전 사례를 만들어낸 점은 기술력을 입증하는 근거로 평가된다.

 

최근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ADC 분야가 각광받고 있는 점도 에임드바이오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리가켐바이오, 알테오젠 등 국내 ADC 관련 기업들이 수조 원대 기술수출 계약 소식을 연이어 내놓으며 재평가를 받은 전례가 쌓이면서, 투자자들은 에임드바이오가 비슷한 궤적을 그릴 수 있을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알테오젠 등 일부 기업이 이미 영업이익 흑자를 내며 실적 기반 밸류에이션을 구축한 것과 달리, 에임드바이오는 아직 검증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기대와 리스크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마 측면에서는 에임드바이오가 ADC 신약과 신규 상장주 두 가지 테마의 중심에 서 있다. 연말로 접어들며 바이오 섹터 전반의 투자 심리가 살아나자, 기술력이 부각된 신규 상장 종목으로 수급이 쏠리며 공모가의 3배를 넘는 급등 흐름이 연출됐다. 공모주가 상장 첫날부터 수차례 상한가를 기록하는 이른바 따따블 사례가 다시 등장한 점도 개인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단기간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2대 주주인 벤처캐피탈의 엑시트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최근 며칠간은 테마 강도가 약해지는 모습이다.

 

향후 주가 흐름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수급 두 축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술 측면에서는 AMB302를 비롯한 ADC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행 상황, 추가 기술이전 계약 체결 여부, 파트너사와의 협력 범위 확대 등이 중장기 주가 모멘텀을 좌우할 요인으로 거론된다. 수급 측면에서는 기관 매도세 진정 여부와 외국인 수급 재유입 시점이 단기 변동성을 가늠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가격대별로 보면 4만5000원 안팎이 1차 지지선으로, 이 수준이 무너질 경우 상장 당일 종가 부근인 4만4000원까지 추가 조정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대로 반등 시 5만2000원선 안착 여부가 단기 추세 전환의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기관과 벤처캐피탈의 매도 물량 부담이 남아 있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시장에서는 에임드바이오의 주가가 단순 수급 장세를 넘어 실적과 기술력에 기반한 밸류에이션 구간으로 진입하려면 시간이 요구될 것으로 본다. 보호예수 해제 일정, 바이오 섹터 투자심리, 글로벌 금리 인하 속도 등 외부 변수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향후 바이오 IPO에 대한 투자자 선호도와 공모주 열기 또한 에임드바이오 주가의 방향성을 점검하는 참고 지표가 될 전망이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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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임드바이오#adc#알테오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