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로봇 미 진출 기대감에 급반등…고영, AI반도체 투자 회복으로 재평가 부각
고영 주가가 뇌수술용 의료로봇 미국 진출 기대와 AI 반도체 검사장비 수요 회복 전망 속에 단기 급반등한 이후 조정을 거치며 향후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바닥권에서 급격한 반등세가 나오며 장기 하락 추세를 벗어나는 모습이 포착된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선 신사업 매출이 실제로 인식되는 시점이 주가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5일 장중 기준 고영 주가는 27,650원으로 전일 대비 1.43% 하락했다. 주가는 11월 말 이후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20일선과 60일선을 강하게 상향 돌파했고,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로 이날 소폭 조정을 받는 구간에서도 상승 추세 하단이 비교적 견고하게 지지되는 양상이다. 지난 6개월간 이어진 박스권을 강한 수급으로 돌파한 뒤 안착을 시도하는 기술적 흐름이며, 52주 신고가 영역을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매물 소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석] 의료로봇 美 진출 가시화… 고영(Koh Young) AI반도체 장비 모멘텀 확장](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5/1764901609511_209801098.jpg)
주가 변동을 이끈 재료로는 뇌수술용 의료로봇의 미국 판매 본격화 기대감과 AI 반도체 투자 확대에 따른 검사장비 수주 회복 전망이 꼽힌다. 특히 미국 뇌전증 학회 참가 등 글로벌 마케팅 강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바이오와 반도체라는 이종 산업 호재가 동시에 반영되는 구조가 형성됐고, 시장에서는 단기 테마성 상승을 넘어 펀더멘털 개선 가능성이 부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가 흐름을 주도했다. 최근 1개월간 외국인은 11월 28일 하루에만 약 224만주를 순매수하며 수급의 주도권을 확보했고, 같은 날 기관도 56만주를 순매수해 주가 급등을 뒷받침했다. 이 구간에서 외국인 대량 매수 시 주가가 급등하고 이후 매수 강도가 완화되면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패턴이 나타나 외국인 수급 지속 여부가 향후 방향성을 결정할 변수로 거론된다.
고영의 시가총액은 약 1조 8,983억 원으로 코스닥 36위 규모다. 상장주식수는 약 6,865만주이며, 외국인 지분 비중은 20.64%로 동종 업계 상위권에 속한다. 업계 내 다른 IT 부품·장비 업체들과 비교할 때 글로벌 자금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는 평가다. 경쟁사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받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의료로봇 사업 확장 기대가 프리미엄으로 반영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적 전망을 보면 2024년 예상 영업이익률은 1.64%로 일시적 부진이 점쳐지지만, 2025년에는 6.75%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란 관측이 제시된다. 증권가 컨센서스 기준 투자의견은 매수이며 iM증권 등은 목표주가를 3만 원으로 상향하면서 현재 주가 대비 추가 상승 여력을 제시했다. 부채비율이 16%대로 매우 낮고 유보율이 5,000%를 상회해 재무 건전성은 업계 최상위권이라는 평가다. 다만 주가수익비율 PER이 100배를 웃도는 구간에 진입해 실적 개선 속도가 밸류에이션 정당화의 관건으로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고영 주가 급등 배경에 대해 본업인 반도체 검사장비 회복 기대와 신사업인 의료로봇의 실질화 기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iM증권은 고영의 뇌수술용 의료로봇이 내년부터 미국 시장에서 본격 판매될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이 같은 전망은 2025년 1월 미국 식품의약국 FDA 승인 획득 가능성과 지난 7월 미국 대형 병원에 판매용 장비가 이미 설치된 점을 근거로 한다. 미국 내 상급 신경외과 병원 1,437곳 중 우선 타깃 301곳을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한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되면서 시장 신뢰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초 동사의 뇌수술용 의료로봇 초기 버전을 활용한 임상 연구 논문이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에 게재된 점도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기술적 신뢰도 제고를 통해 의료진 신뢰 확보에 유리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가 나오며, 향후 미국 시장 진출과 매출 확대의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이란 해석이 제기된다. 11월 하순부터 본격화된 주가 랠리는 이러한 신사업 성과 가시화 시점과 맞물려 나타났고,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랠리를 지지한 구조다.
기존 핵심 사업인 반도체 3D 검사장비 부문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AI 서버용 및 첨단 반도체 패키징 검사 수요가 늘면서 본업의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고영이 의료로봇, AI 서버, 스마트팩토리라는 세 가지 성장 축을 확보한 기업으로 재평가되고 있다고 본다. 이 같은 인식 변화가 단순 반도체 장비주를 넘어 복합 테마 수혜주로 부각되는 배경이 된다는 분석이다.
산업 전반으로는 AI 생태계 확장에 따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 투자가 이어지면서 고영의 3D 검사장비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대만과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서버향 수요가 증가하는 모습이 관찰되며, 일부에서는 3분기부터 관련 수요가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다만 반도체 업황 개선 속도와 전방 산업의 투자 조절 가능성이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어 실적 가시성이 완전히 확보된 상황으로 보긴 어렵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테마 측면에서 고영은 의료로봇과 스마트팩토리 관련주로 분류되는 동시에 최근에는 HBM과 온디바이스 AI 관련주로서의 성격도 강화되고 있다. 뇌수술 로봇의 미국 FDA 승인 및 판매 개시 뉴스는 바이오 헬스케어 테마 강세 요인으로, 반도체 미세화 공정 이슈는 장비주 테마 촉매로 작용해 두 가지 재료 변화에 모두 민감하게 움직이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동종 업계 내에서 고영의 강점으로는 3D 검사장비 분야의 높은 기술력과 의료로봇이라는 신성장 동력 확보가 꼽힌다. 반면 현재 실적 수준 대비 높은 PER은 밸류에이션 부담 요인으로, 경쟁사 대비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주가 흐름이 단기 실적보다는 성장성에 대한 신뢰도와 의료로봇 사업 안착 여부에 따라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기술적 관점에서 단기적으로는 2만 7,000원 선 지지가 반등 지속 여부를 가를 분수령으로 주목된다. 이 가격대를 지지한다면 전고점 돌파 시도가 재개될 여지가 크다는 관측이다. 중기적으로는 내년 1분기 미국 의료로봇 실질 판매 데이터가 확인돼야 추세적 상승이 가능한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격 시나리오상 2만 6,500원 선이 주요 지지 구간으로 거론되지만, 2만 9,500원 저항대를 거래량을 동반해 돌파하지 못하면 당분간 박스권 등락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존재한다.
투자자 입장에선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가능성과 바이오 헬스케어 섹터 특유의 규제·승인 지연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반도체 설비 투자 일정이 지연될 경우 본업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질 수 있다는 점도 잠재 리스크로 지목된다. 시장에서는 고영이 확보한 성장 동력이 실제 실적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될지에 따라 향후 주가와 밸류에이션 조정 방향이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