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서울시장 양자대결 초박빙” 정원오 34.1 대 오세훈 36.0, 두 조사 모두 격차 오차범위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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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서울시장 선거를 둘러싸고 여야 후보 구도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정원오와 국민의힘 오세훈이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조사 방식이 다른 두 건의 양자 가상대결 모두에서 두 후보 격차가 오차범위 안에 머물며 선거 막판까지 박빙 승부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꽃이 2025년 11월 24일부터 27일까지 서울특별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3천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면접조사에서 정원오는 34.1%, 오세훈은 36.0%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1.9%포인트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1.8%포인트 안에 들어 초박빙 구도로 분류됐다. 그 외 다른 인물 1.1%, 지지 후보 없음 26.2%로 나타났다.

[지방선거] 서울시장 양자대결 두 조사 모두 초박빙(여론조사꽃)
[지방선거] 서울시장 양자대결 두 조사 모두 초박빙(여론조사꽃)

권역별로 보면 동부중앙권과 동북권에서 정원오가 앞선 반면, 동남권과 서남권에서는 오세훈이 우위를 보였다. 서부도심권과 서북권은 통계적으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팽팽한 흐름이 관찰됐다. 서울 내부에서도 생활권과 개발 이슈에 따라 표심이 갈라진 것으로 해석된다.

 

연령별 지지율은 뚜렷한 세대 구도를 드러냈다. 40대와 50대에서는 정원오가 더 높은 지지를 받았고, 30대 이하와 60대 이상에서는 오세훈이 우세했다. 성별로는 남성층에서 오세훈, 여성층에서 정원오가 각각 오차범위 내 우세를 보이며 대조적인 양상을 형성했다.

 

특히 18∼29세 남성과 30대 남성은 오세훈을, 같은 연령대 여성은 정원오를 더 선택했다. 청년층 내부에서 성별에 따라 정치 성향이 현저히 갈리는 이른바 성별 분화가 서울시장 국면에서도 재현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당 지지층별로도 진영 대결 구도가 뚜렷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62.3%는 정원오를, 국민의힘 지지층의 86.0%는 오세훈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정당 지지 의사가 없는 무당층에서는 오세훈이 31.7%로 정원오 5.9%를 25.8%포인트 차이로 크게 앞섰다. 무당층이 선거 막판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여야 모두 무당층 공략 전략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념성향별로는 진보층이 정원오 62.9%, 오세훈 15.1% 수준으로 정 후보에게 쏠린 반면, 보수층은 오세훈 70.7%, 정원오 9.0%로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중도층에서는 정원오 33.4%, 오세훈 31.9%로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경합을 벌였다. 이념 분화는 분명하지만, 중도층에서까지 일방적 우세가 나타나지 않아 전체 판세는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투표 의향에 따른 분석에서도 미묘한 차이가 드러났다. 적극투표층에서는 정원오가 39.9%로 오세훈 35.5%를 앞섰다. 그러나 투표 의지가 상대적으로 낮은 소극투표층에서는 오세훈 39.2%, 정원오 17.2%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전체 참여율이 높을수록 민주당 후보에 유리하고, 투표율이 낮을수록 국민의힘 후보가 이득을 볼 수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두 번째 조사인 ARS 자동응답 전화조사에서도 초접전 구도가 반복됐다. 여론조사꽃은 11월 24일부터 2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천3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양자 가상대결을 물은 결과, 정원오 37.7%, 오세훈 38.2%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격차는 0.5%포인트로, 표본오차 ±2.2%포인트에 비해 매우 작았다. 그 외 다른 인물은 11.7%, 없음은 8.1%였다.

 

ARS 조사에서도 권역별 지형은 비슷하게 재현됐다. 동부중앙권, 동북권, 서북권에서는 정원오가 우세했고, 동남권과 서부도심권에서는 오세훈 지지가 더 높았다. 서남권은 통계적으로 승부를 가리기 어려운 팽팽한 접전 양상이었다. 서울 동북부와 서북부의 야당 강세 축, 동남부와 도심권의 여당 강세 축이 균형을 이루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령별 흐름도 전화면접조사와 거의 같았다. 40·50대에서는 정원오, 30대 이하와 60대 이상에서는 오세훈이 강세를 보였다. 성별로도 남성은 오세훈, 여성은 정원오가 상대적 우위를 보이며, 청년층 내 성별 간 선택의 분화가 다시 확인됐다. ARS 조사에서도 18∼29세와 30대 남성층에서 오세훈 지지가 높았고, 같은 연령대 여성층에서는 정원오 지지가 더 높게 나타났다.

 

정당 지지층 결집도 더 강하게 포착됐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67.2%는 정원오를, 국민의힘 지지층의 85.1%는 오세훈을 선택했다. 진보층은 정원오 64.9%, 오세훈 16.7%였고, 보수층은 오세훈 70.3%, 정원오 9.3%로 양극화됐다. 중도층에서는 정원오 37.1%, 오세훈 37.8%로 사실상 동률에 가까운 접전이 이어졌다.

 

투표 의향별로는 적극투표층에서 정원오 39.9%, 오세훈 38.3%로 박빙이 유지됐고, 소극투표층에서는 오세훈이 39.1%로 정원오 24.3%보다 크게 앞섰다. 두 조사 모두 소극투표층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강세를 보인 셈이어서, 실제 투표율과 사전투표율이 최종 승부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조사 방법론도 차이가 있다. CATI 전화면접조사는 서울특별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3천12명을 대상으로 통신 3사 제공 무선가상번호를 활용해 진행됐다. 조사 기간은 11월 24일부터 27일까지였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8%포인트, 응답률은 10.5%다. ARS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천3명을 대상으로 11월 24일부터 25일까지 실시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 응답률은 5.4%다. 두 조사 모두 성·연령·권역별 인구 기준에 따른 셀가중을 적용했다.

 

정치권에서는 서울시장 선거가 차기 총선과 대선 구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두 조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무당층 우위와 소극투표층 강세를 바탕으로 중도·무당층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적극투표층과 40·50대, 여성층에서 확인된 우세를 토대로 투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며 결집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서울 내부의 권역별 개발 공약, 세대별 일자리·주거·복지 정책, 성별 갈등 완화 방안 등이 내년 선거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론조사꽃 관계자는 양 조사 결과를 토대로 “서울 표심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무당층과 중도층, 특히 젊은 세대의 투표 참여 여부에 따라 판세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국회와 정당들은 향후 공천 작업과 정책 공약 설계를 병행하면서 서울 민심을 겨냥한 행보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각 정당은 추가 여론조사와 민심 동향을 토대로 후보 전략을 세밀하게 조정할 것으로 보이며, 선거관리위원회와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관련 조사와 선거 과정을 지속 점검할 계획이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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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오#오세훈#서울시장선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