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변동성 시대, 하락 위험은 줄이고 싶다”…골드만삭스, 이노베이터 인수로 버퍼 ETF 공략 가속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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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일, 미국(USA) 뉴욕 금융가에서 골드만삭스가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이노베이터 캐피털운용(이노베이터)을 20억달러 규모에 인수하기로 합의하면서 글로벌 자산운용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이번 조치는 뉴욕증시 고평가 논란과 변동성 확대 우려 속에서 하락 위험을 관리하려는 투자자들의 수요를 정조준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골드만삭스는 1일 성명을 통해 이노베이터 인수를 공식 발표하며 자사의 액티브 ETF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골드만삭스의 액티브 ETF 운용자산은 9월 말 기준 총 750억달러에 이르게 되며, 글로벌 상위 10대 액티브 ETF 공급사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인수 금액은 약 20억달러, 한화로 약 2조9천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 액티브 ETF운용사 ‘이노베이터’ 20억달러에 인수…버퍼 펀드 수요 확대
골드만삭스, 액티브 ETF운용사 ‘이노베이터’ 20억달러에 인수…버퍼 펀드 수요 확대

인수 대상인 이노베이터는 파생상품을 활용한 ‘버퍼 펀드(buffer fund)’ ETF 전략으로 미국(USA) 시장에서 차별화된 입지를 구축해온 운용사다. 옵션 등 파생금융상품을 활용해 상승장에서 일정 부분 수익을 제한하는 대신 하락장에서 손실을 일정 수준 줄이는 구조의 상품을 앞세워 성장해 왔다. 이노베이터의 총 운용자산은 약 280억달러, 한화로 약 41조원 규모에 이른다. 버퍼 펀드를 중심으로 한 특화 상품 라인업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 같은 인수는 글로벌 ETF 산업의 구조 변화와도 맞물린다. ETF 시장에서는 오랫동안 주가지수 성과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인덱스펀드형 상품이 주류를 형성해왔다. 그러나 미국(USA)을 중심으로 규제가 완화되면서 펀드매니저가 종목 선정과 자산배분에 적극 개입해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 ETF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이노베이터 인수는 이러한 탈인덱스 흐름에 맞춘 전략적 확장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특히 버퍼형 ETF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뉴욕증시가 역사적 고점 근처에서 움직이는 가운데 고평가 논란이 커지면서 미국 은퇴층을 중심으로 버퍼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최근 보도에서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의식한 투자자들이 하락 위험을 부분적으로 방어하는 버퍼형 ETF를 활용해 자산을 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조치는 글로벌 자산운용 업계에도 신호를 보내고 있다. 단순 지수 추종에서 벗어나 위험 관리와 맞춤형 수익 구조를 내세운 상품이 투자자 선택을 받으면서 각국 대형 운용사들이 구조화 ETF, 옵션 전략 ETF 등으로 영역을 넓히는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 미국(USA) 시장에서 검증된 버퍼 펀드 모델이 유럽(EU)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확산될 경우, 지역별 규제 차이를 고려한 상품 설계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국제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고령화와 저성장, 잦아진 금융 불안을 배경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을 조절하려는 ‘디펜시브 자산운용’ 수요가 장기 추세로 자리 잡는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퇴직연금과 같은 장기 자금이 주식형 자산에 일정 부분 노출되면서도 하방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는 과정에서 버퍼형 ETF가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골드만삭스는 자산운용 부문에서 액티브 ETF 전략을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변동성 관리형 상품 수요 확대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글로벌 ETF 시장이 패시브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리스크·리턴 구조를 겨냥한 상품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이번 거래가 향후 국제 자산운용 업계 경쟁 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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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이노베이터캐피털운용#버퍼펀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