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에 4700만원 손실 보전금 송금”…도이치 1차 주포 증언에 재판부 긴장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두고 정치권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공판에는 1차 주가 조작 시기 ‘주포’로 알려진 이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재판 과정에서 이씨가 김 여사에게 4700만원 손실 보전금을 송금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정계와 사회 각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특별검사팀은 이씨가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으로부터 김건희 여사를 소개받은 뒤, 김 여사의 증권계좌를 받아 직접 거래했다고 밝혔다. 손실이 발생하자 4700만원을 보전해줬으며, 이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단서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권 회장이 전화로 '여사님이 얼마를 샀냐. 얼마가 손해냐'고 물어 당시 마이너스 4700만원 정도라고 말씀드렸다"며 "그것 좀 보내주라는 말에 송금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그는 김 여사와 직접 손실 보전 약정을 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일 특검팀은 김 여사가 이씨에게서 손실 보전금을 받은 뒤에도 주가 전망 등을 문의한 점을 짚으며, "증인이 주가조작 하는 것을 알았기에 피고인이 주가가 언제 오를지, 내릴지 계속 물은 것 아니냐"고 공세를 이어갔다. 김 여사가 뮤지컬 티켓 명목으로 받은 2000만원과 관련해서도 세부 내역을 따지자, 이씨는 "200장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답하며 논점이 다각도로 확장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날 재판에서는 1차 시기 또 다른 주포로 지목된 A씨와 김건희 여사의 카카오톡 대화가 공개돼 관심을 모았다. 김 여사가 "주완이 때문에 몇 억을 날렸다"고 하자, A씨는 "주완이 때문에 오히려 더 번 것 같다. 고점에서 더 샀으니 그런 것 아니냐"며 의견을 나눴다. 김 여사는 "아직 돈 2천만원도 못 받았다"고 호소했고, A씨와의 대화 속에는 주가조작과 책임 소재를 둘러싼 핵심 정황이 드러났다. 현재 도주 중인 A씨는 특검팀 수사 선상에 올라 지명수배된 상태다.
오후에는 김 여사의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었던 정지원씨의 증인신문이 예고됐으나, 유경옥 전 행정관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김 여사는 건강 악화를 호소하며 재판 도중 퇴정했다. 김 여사 측은 "피고인의 상태가 좋지 않다"고 밝혔으며, 재판부는 퇴정을 허가했다. 김 여사는 교도관의 부축을 받아 법정을 떠났다.
정치권은 이번 재판을 둘러싸고 진실 공방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여야는 증언 신빙성, 주가조작 인지 여부, 김 여사의 역할에 대해 상반된 해석을 내놓고 있다. 향후 특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추가 카카오톡 내용 및 증인 진술이 공개될 경우, 정국의 파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