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해병 책임 통감하지만 법적 책임 없다”…임성근 전 사단장, 특검서 상당부분 진술 거부
정치적 충돌의 중심에 선 채상병 순직 사건을 둘러싸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8월 7일 서울 서초동 특별검사팀에 다시 출석했다. 임 전 사단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와 구명로비 등 혐의로 피의자 신분임에도 상당 부분 진술을 거부하며 책임 공방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임성근 전 사단장은 이날 오전 9시 45분께 특검 사무실에 도착해 "해병대원의 입수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 입장은 그대로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같은 입장"이라고 짧게 말했다. 또한 김건희 여사와 친분설이 제기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선 "일면식도 없고, 그런 분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채상병의 죽음에 대한 책임론과 관련해선 "당시 사단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지만, 작전통제권이 없어 법적으로 책임질 부분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임 전 사단장은 2023년 7월 경북 예천 수해 현장에서 안전 장비 없이 부대원들에게 무리한 수색 작전을 지시해 채상병이 순직한 사건의 부대장이었다.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에서 피의자로 지목됐다가 이른바 'VIP 격노' 이후 혐의자에서 제외된 배경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영향력과 이종호 전 대표를 통한 구명 로비 의혹까지 불거지며 정치권 논란이 이어졌다.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 직권남용, 구명로비 등 관련 의혹 전반을 조사했으나, 임 전 사단장은 지난 조사와 마찬가지로 주요 쟁점에 대해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측은 피의자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오후 5시까지만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핵심 쟁점"이라며 "조사 범위가 넓어 추가 소환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사건의 정치적 파장에 대해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진상 규명 요구를 이어가고 있다.
특검팀은 채상병 사건 외압 및 은폐 의혹 수사를 계속 이어가며, 향후 추가 소환과 소환 대상 확대 등 대응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정치권은 임 전 사단장의 책임론과 특별검사의 진상 규명 작업을 두고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