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미군 사격장 공사장 흙더미 축사 덮쳐”…집중호우에 재난 대응 총력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경기 포천지역 곳곳에서 잇따르면서 포천시와 미8군 로드리게스사격장 등 주요 현장이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20일 새벽부터 내린 폭우에 미군 사격장 공사장 흙더미가 양돈농장 축사를 덮치는 일이 발생하며, 재난 대응에 비상이 걸렸다.
포천시에 따르면 이날 새벽 창수면 미8군 로드리게스 사격장 내 도로 공사 중 쌓아둔 흙더미가 장대비에 무너져 인근 축사로 쏟아져내렸다. 축사와 지붕 일부가 파손되면서, 모돈 즉 어미돼지가 폐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포천시는 “현재 해당 농장에서는 모돈 240여 마리가 사육 중이며, 폐사 숫자를 정확히 집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축사 내부는 흙탕물과 오염물로 덮여 현장 수습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에도 동일한 장소에서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포천지역은 이날 새벽부터 국지적 집중호우가 이어졌다. 포천시에서 밝힌 일 누적 강수량은 오전 8시 기준 평균 138.45밀리미터에 달했다. 특히 내촌면은 오전 1시에서 2시 사이 시간당 94밀리미터의 기록적 폭우로, 누적 강수량이 254밀리미터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산정호수 둘레길은 전면 통제됐고, 가산면 진목터널 일대에서는 토사가 유실되는 등 안전사고 위험이 급증했다. 도로 피해도 속출했다. 내촌면 고장촌 삼거리에서 서파 교차로에 이르는 주요 구간은 토사 유출과 도로 침수로 차량과 보행자 통행이 제한됐다. 교육문화센터 인근 하천이 범람하면서 일시적으로 일부 주민이 고립되기도 했으나, 포천시는 “모두 무사히 대피를 마쳤다”고 전했다.
다행히 현재까지 사상자 등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시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3단계를 가동, 현장 점검과 응급 복구에 나서고 있다. 시 관계자는 “비상 대응을 이어가면서 추가 피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천시는 향후 추가 호우에 대비해 기상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주택·농경지 등 추가 취약 지점에 대한 선제적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치권과 관계당국 역시 미군사격장 등 외국 연계 시설 안전 관리와 함께 반복되는 집중호우 피해 대응 방안 마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