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6개 맹타”…김시우, 페덱스컵 상위권 도약→플레이오프 판도 흔들었다
무더운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강렬한 햇살 아래, TPC 사우스윈드의 그린에서는 숨 막히는 집중력과 치열함이 맞서고 있었다. 김시우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1차전 첫날, 흔들렸던 전반을 딛고 후반 버디 쇼를 펼쳤다. 거침없이 몰아친 6개의 버디와 날카로운 퍼트는 그에게 5언더파 65타, 단숨에 6위로 치고 올라오는 기회를 안겼다. 피로한 몸과 상반된 강렬한 눈빛은 누구보다 다음 라운드를 향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번 대회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의 첫 관문이다. 시즌 랭킹 70위까지 제한된 정예 선수들 속에서, 김시우는 올 시즌 26개 대회 경험과 톱10 두 번 진입이라는 꾸준함을 바탕으로 랭킹 46위로 플레이오프 막차를 탔다.

초반 신중한 파 세이브로 기회를 엿보던 김시우는 7번 홀에서 보기로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8번 홀 파3, 1.8m에 가까이 붙인 티샷 덕분에 버디로 금세 분위기를 바꿨다. 후반 들어 과감하게 그린을 공략한 김시우는 연속 버디로 생동감 있는 경기를 이어갔다. 이 날 6개의 버디, 1개의 보기로 기록을 완성하며 상위권에서 첫 라운드를 마쳤다.
상대 선수들의 순위 경쟁도 팽팽했다. 악샤이 바티아가 8언더파로 선두를 차지했고, 토미 플리트우드, 저스틴 로즈, 해리 홀, 버드 컬리 등 쟁쟁한 선수들이 치열하게 따라붙었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는 3언더파로 공동 12위에 이름을 올리며, 톱랭커다운 안정감을 보였다.
임성재는 하루 3개의 버디에도 불구하고 보기와 더블보기로 1오버파 71타를 기록하며 공동 48위로 다소 아쉬운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아직 대회 초반인 만큼, 남은 라운드에서의 반격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플레이오프의 판도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김시우는 남은 라운드에서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페덱스컵 랭킹 30위 이내 진입 및 BMW 챔피언십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최근 3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의 부담을 떨쳐낸 김시우의 반등이, 투어 챔피언십 티켓까지 현실로 다가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람마저 뜨겁던 멤피스의 골프장, 페어웨이를 걷는 선수들의 얼굴엔 작은 희망과 치열한 긴장이 나란히 깃들어 있었다. 김시우와 임성재는 2라운드에서 한국 골프팬의 기대를 다시 한번 새기며 상위권 진입을 꿈꾼다.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의 두 번째 날, 이들의 샷은 8월 9일 밤 PGA 투어 생중계를 통해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