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우주항공주 에이치브이엠 12대 급등…스페이스X 공급망 편입 기대에 3만 원선 회복
우주항공 공급망 편입 기대가 커지면서 코스닥 상장사 에이치브이엠 주가가 이달 12일 장중 두 자릿수 급등을 기록했다. 거래량이 하루 200만 주를 넘어서며 전일 대비 8배 이상 폭증했고,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3만 원 선을 돌파하는 등 단기 랠리가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우주 산업 빅딜과 최근 인증·수주 모멘텀, 내년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하면서도 변동성 확대 리스크를 경고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35분 기준 에이치브이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450원(12.41) 오른 3만 1,250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 한때 3만 4,200원까지 치솟아 상한가 가격인 3만 6,100원에 근접하는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달 27일 기록한 저점 2만 2,350원과 비교하면 불과 2주 만에 40에 가까운 상승률이다.
![[분석] 하루 거래량 200만 주 폭발… 에이치브이엠, '스페이스X' 테마 타고 3만 원 선 탈환 (제공:AI제작)](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2/1765510879043_512434938.jpg)
기술적 흐름도 단기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주가 그래프에서는 5일 이동평균선이 20일선을 상향 돌파하는 골든크로스가 나타난 뒤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거래일 중 7거래일을 상승 마감하며 매물 소화 과정을 거쳤고, 이날 대량 거래를 동반하며 3만 원 선을 강하게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단기 기술적 반등을 넘어 추세적 상승 국면 진입을 시도하는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직접적인 촉매는 글로벌 우주항공 산업의 대형 파트너십 뉴스다. 최근 미국 특수합금 업체 스피어가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대규모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지자, 국내 관련 밸류체인 기업들이 수혜 기대를 타고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에이치브이엠은 스피어에 특수합금을 공급하는 파트너사로 알려져 있어 민간 로켓과 우주선 엔진 소재 수요 증가에 따른 간접 수혜주로 분류된다.
자체 펀더멘털 모멘텀도 주가를 자극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공시를 통해 우주항공 금속 공급계약 기간을 내년 3월까지 연장하고 계약 규모를 증액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고객사와의 거래 기간이 늘고 물량이 확대되면서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이 인정받은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 미국 항공·방산 공급망 진입의 필수 관문으로 여겨지는 NADCAP 국제 인증을 획득해 민간 우주뿐 아니라 방산 분야로의 사업 확장 가능성도 키웠다.
수급 구조에서는 뚜렷한 손바뀜 현상이 관측된다. 전일인 11일 외국인은 6만 1,000주 이상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지만, 이날 주가는 되레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물을 개인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받아내며 시세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매수 창구 상위에는 개인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이 포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거래량 역시 폭증했다. 장중 기준 에이치브이엠 거래량은 200만 주를 넘어서 전일 25만 8,000주의 약 8배 수준으로 뛰었다. 통상 주가 바닥권에서 대량 거래와 손바뀜이 동반될 경우 악성 매물 해소와 하방 경직성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 시그널로 받아들여지지만, 단기간 개인 매수 쏠림이 커진 만큼 향후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여전히 중소형주에 속한다. 에이치브이엠의 시가총액은 약 3,719억 원, 상장주식수는 1,190만 주 수준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260위 안팎에 자리하고 있다. 같은 소재 업종 대형주인 풍산(시가총액 2조 8,500억 원), 고려아연(29조 원)과 비교하면 몸집이 가벼운 만큼 같은 재료에도 주가 반응 속도가 빠르고 탄력도 높은 편이다.
다만 낮은 유통 물량은 양면성을 가진다. 유통주식수가 많지 않아 적은 거래대금으로도 주가가 급등락하는 이른바 품절주 성격을 일부 내포하고 있어서다. 실제 이날 코스닥 우주항공 테마주 전반이 강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에이치브이엠은 고려아연이 2.34 하락하고 풍산이 0.49 상승하는 데 그친 것과 대조적으로 두 자릿수 급등을 기록하며 테마주의 높은 베타를 보여주고 있다.
실적 측면에서는 내년을 기점으로 한 턴어라운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에이치브이엠의 2024년 예상 실적은 매출액 451억 원, 영업이익 -68억 원으로 적자 지속이 전망되지만, 2025년 컨센서스는 매출액 658억 원, 영업이익 76억 원으로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출 성장률이 전년 대비 45.77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영업이익률도 -15 수준에서 11.6대로 반전될 것이란 기대다.
현재 주가를 2025년 예상 이익에 대입할 경우 주가수익비율 PER은 60.9배 수준으로 절대적인 밸류에이션 부담은 적지 않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고성장 기술주에 부여되는 프리미엄과 우주·방산 소재 수요 확대에 따른 구조적 이익 개선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또 다른 요인은 생산능력 확대다. 에이치브이엠은 충남 서산 제2공장에 국내 최대 규모의 VIM VAR 진공용해 설비를 구축해 기존 대비 7배 이상 생산능력을 키웠다. 고청정 진공용해 기술은 우주항공과 방산용 첨단금속에서 핵심 공정으로 꼽히며, 진입 장벽이 높은 만큼 소수 기업만이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제2공장 가동 효과가 본격화되는 내년부터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과열 신호도 적지 않다. 주가가 볼린저밴드 상단을 돌파하는 등 기술적 과열권에 진입한 만큼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가 쌓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3만 원을 1차 지지선, 3만 4,000원 선을 전고점 저항 구간으로 제시하며 이 가격대 소화 여부에 따라 단기 추세가 갈릴 수 있다고 본다. 3만 원 선이 유지될 경우 우상향 추세가 이어질 여지가 있지만, 3만 4,200원 부근에서 매물이 집중될 경우 조정 국면 진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우주항공 테마 특유의 뉴스 의존도 높은 변동성에도 유의해야 한다. 스페이스X와 관련한 신규 계약, 발사 일정, 투자 계획 등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반면 글로벌 증시 조정, 주요 고객사 프로젝트 지연, 우주산업 투자 축소와 같은 변수는 급격한 주가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 더불어 2024년까지는 적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기 주가 흐름이 실적보다는 기대감에 좌우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증권가에서는 고위험 고수익 특성이 뚜렷한 테마주라는 점을 강조하며 레버리지 활용, 과도한 단기 추격 매수 등에 대한 경계를 당부하고 있다. 향후 에이치브이엠 주가 흐름은 스페이스X를 비롯한 글로벌 우주항공 업체와의 협력 확대 여부, 서산 제2공장 가동률 상승 속도, 실적이 시장 기대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지에 따라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