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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달러 생산투자·4브랜드 집결”…한국GM, 청라 허브 중심→2028년 이후 승부수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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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이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위치한 GM 청라 주행시험장에서 2026 비즈니스 전략 콘퍼런스를 열고, 한국 내 생산 설비에 3억달러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며 2028년 이후에도 생산을 지속하기 위한 기반 강화에 나섰다. 연 최대 50만대 수준의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등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견조한 스포츠유틸리티차 모델의 물량을 한국 공장에서 뒷받침하고, 가동률을 극대화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미국발 관세 변수, 자산 매각, 직영 서비스센터 폐쇄 등으로 불거진 철수설을 정면에서 상쇄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도 해석된다.  

 

한국GM은 이번 행사에서 3억달러 투자 계획의 구체적인 타임라인은 제시하지 않았으나, 제품 업그레이드와 설비 보강에 집중해 중장기 제조 경쟁력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 겸 최고경영자는 지난 20여년간 한국에서 1천330만대 생산과 250만대 국내 판매 실적을 언급하며, 한국GM이 이미 한국 자동차 산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차량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생산과 판매에 이르는 전 주기 역량을 한국에서 더욱 심화해 한국 자동차 생태계와 지역경제의 파트너로 남겠다고 언급했다. 국내 생산기반 투자와 글로벌 공급망 내 역할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방향성이 확인된 셈이다.  

“3억달러 생산투자·4브랜드 집결”…한국GM, 청라 허브 중심→2028년 이후 승부수
“3억달러 생산투자·4브랜드 집결”…한국GM, 청라 허브 중심→2028년 이후 승부수

브랜드 전략 측면에서는 내수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회복하기 위한 멀티 브랜드·채널 구성이 부각됐다. 한국GM은 북미를 제외한 GM 글로벌 시장 가운데 처음으로 쉐보레, 캐딜락, GMC, 뷰익 등 4개 주요 브랜드를 모두 도입하는 시장이 한국이라고 설명하며, 한국의 전략적 위상을 재차 부각했다. 내년 중 프리미엄 브랜드 뷰익을 공식 론칭하고 1개 차종을 선보이는 동시에, 픽업트럭과 상용차 중심의 GMC는 3개 차종까지 확장해 캐딜락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뷰익은 쉐보레 판매망을 활용해 유통 효율을 높인다. 이를 통해 메인스트림 중형 SUV를 포함한 4개 이상 신차를 순차적으로 투입, 국내 볼륨 시장과 틈새 고급 수요를 동시에 공략하는 구조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청라 주행시험장에 문을 연 버추얼 엔지니어링 랩은 한국을 GM의 미래 엔지니어링 허브로 키우려는 기술적 포석으로 평가된다.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가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준비해 온 이 프로젝트는 사내에 분산돼 있던 전기 시스템 벤치와 가상현실 워크업 스테이션 등 10개 실험 설비를 한데 모아, 가상 개발 환경과 실제 주행시험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브라이언 맥머레이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 사장은 청라 주행시험장 리노베이션과 신규 버추얼 센터가 가상과 실물을 통합한 개발 전환을 가속화할 기반이 된다고 설명했다. 실차 시험 기간과 비용을 줄이면서도 개발 정확도를 높이는 구조를 통해 차세대 모델의 개발 속도와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정치권과 협력사, 판매 네트워크 관계자가 대거 행사에 참석한 점도 눈길을 끈다.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을 비롯한 국회와 정부 관계자, 쉐보레·캐딜락 판매 및 협력 서비스 네트워크, 한국GM 협신회, 지엠한마음재단코리아 이사회와 임직원 대표 등은 한국GM의 장기 사업 의지를 직접 확인했다. 업계에서는 한국GM이 첨단 엔지니어링 허브와 멀티 브랜드 전략을 앞세워 글로벌 GM 밸류체인 내 입지를 재조정하는 동시에, 내수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를 회복하는 이중 과제를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3억달러 투자가 실제 제품 경쟁력과 고용 안정, 부품 생태계 강화로 얼마나 이어질지에 따라 한국GM의 2028년 이후 생존 전략은 더욱 분명한 평가를 받게 될 전망이다.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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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제너럴모터스#뷰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