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서 첫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광복회 제안, 국군 정통성 논란 불식 시도
국군 정통성 논란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유관 단체들이 엇갈리는 가운데, 광복회와 국가보훈부가 주도하는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이 육군사관학교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일제강점기 항일독립운동의 계승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에서, 행사 장소와 참가 주체의 변화가 정치적 함의를 낳고 있다.
국가보훈부는 12일 '제86회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을 17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교정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독립유공자 유족과 정부 주요 인사, 육사 생도 등 800여명이 대거 함께 한다. 정예 장교 양성의 상징인 육사에서 해당 행사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순국선열의 날은 일제강점기 국권 회복에 헌신한 선열들의 독립정신과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국가기념일이다.

이번 장소 선정은, 최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둘러싼 군의 정체성 논란이 배경이 됐다. 광복회의 제안에 따라 국가보훈부가 정부 검토를 거쳐 수용하며, 국군이 대한제국군-의병-독립군-광복군-국군으로 이어지는 '독립군의 맥'임을 드러내려 했다는 설명이다.
이종찬 광복회 회장은 지난 7월 22일 소형기 육사 교장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국군의 뿌리는 조선경비대가 아니라 독립군에 있다”고 강조했다. 소형기 교장은 홍범도 장군 흉상을 육사 내 충무관 앞에 존치하기로 방침을 밝혔다.
정치권과 사회 일각에서는 국군의 정체성 논쟁이 잦아들지 않는 만큼, 올해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이 새로운 해석과 논의의 계기를 제공할지 주목받는다. 국가보훈부는 “행사에 독립유공자 유족과 청년 장교 후보생들이 함께 함으로써, 역사적 연속성과 미래지향적 국군상 정립을 시도한다”고 전했다.
향후 국가보훈부는 독립운동과 국군의 연관성 고취를 위한 다양한 행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정치권은 국군 정통성 논란을 둘러싼 공방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