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출발”…손흥민, 45분 무득점→토트넘 프리시즌 산뜻한 승리
경기장의 긴장과 기대가 한 몸에 쏠린 순간,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차고 후반전 그라운드를 밟았다. 압도적인 시선 속에서도 손흥민의 슛은 골문을 벗어났고, 둔탁한 첫 터치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워 보였다. 관중석에 번진 조용한 탄식은 첫 프리시즌 경기의 냉정한 분위기를 대변했다.
토트넘 홋스퍼는 19일 영국 버크셔 셀렉트 카 리징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딩과의 프리시즌 첫 친선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손흥민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그라운드에 등장해 45분간 활약했으나, 공격포인트 없이 경기를 마쳐 아쉬움을 남겼다. 토트넘은 전반과 후반에 걸쳐 완전히 다른 11명을 내세우며 선수단 점검에 집중했다.

전반전에는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주장 완장을 찼고, 도미닉 솔란케가 공격을 이끌었으나, 상대 수비를 뚫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 40분 페드로 포로가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했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벤치에 이름을 올린 양민혁은 이날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후반 들어 토트넘은 손흥민을 포함한 새로운 11명의 선수를 투입하며 경기의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 돌파와 크로스, 중거리 슈팅까지 시도했으나, 컨디션이 정점에 오르지 않은 듯 여러 차례 수비벽에 막혔다. 후반 27분에는 코너킥의 세컨드볼을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아쉽게도 공이 크로스바 위로 날아갔다. 후반 34분 돌파에서도 공 컨트롤이 완벽하지 않아 득점 기회를 만들지는 못했다.
반면 토트넘은 후반 4분 쿠두스의 코너킥이 루카 부슈코비치의 헤더에 이어 윌 랭크셔의 마무리로 선제골로 연결됐다. 이어 후반 8분에는 부슈코비치가 쿠두스의 패스를 논스톱 왼발 슛으로 추가골을 넣으며 팀의 두 번째 골을 책임졌다. 부슈코비치는 1골 1도움의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새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최종적으로 2-0 승리를 거둔 토트넘은 새 사령탑 토마스 프랑크 감독과 함께 프리시즌을 산뜻하게 출발했다. 최근 사우디 프로리그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 팀들의 이적설 중심에 선 손흥민의 거취와, 변화된 전술 속에서 손흥민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역시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토트넘은 이달 말 아시아 투어에 돌입한다. 31일 홍콩에서 아스널과,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뉴캐슬과 각각 친선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손흥민의 한층 나아진 컨디션과 새로운 시즌의 키플레이어 활약을 현장에서 확인하려는 팬들의 관심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