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ADC 신약 모멘텀에 하방 지지…삼성에피스홀딩스, 조정장 속 외국인·기관 저가 매집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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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피스홀딩스가 단기 조정 구간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를 바탕으로 하방 지지력을 확보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재상장 이후 한 달 만에 주가가 두 배 가까이 급등한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바이오시밀러 기업에서 신약 개발사로 탈바꿈하는 펀더멘털 변화와 미국 생물보안법 수혜 가능성이 부각되며 중장기 투자 모멘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단순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수급 재편 국면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기준 직전 거래일 정규장에서 삼성에피스홀딩스 주가는 전일 대비 1.03 하락한 67만 3,000원에 마감했다. 11월 말 재상장 이후 단기간에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른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단기 차익 실현 물량이 출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동반 순매수에 나서며 조정 구간을 저가 매집의 기회로 활용하는 모습이 관측됐다.

시장에서는 최근 주가 조정이 수급 구조 변화의 일부라는 해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단기 급등에 민감한 개인 투자자 물량이 일부 정리되는 대신, 중장기 관점에서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외국인과 기관 비중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특히 재상장 이후 시가총액이 확대된 만큼 패시브 자금 유입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향후 수급 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자 심리를 지지하는 핵심 요인은 신약 개발 역량 강화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그동안 바이오시밀러 중심 사업 구조를 통해 안정적인 현금 창출 기반을 다져왔으나, 최근에는 항체약물접합체 ADC 등 신약 플랫폼으로 외연을 넓히며 성장 동력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ADC 파이프라인 강화와 기술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관련 기술력을 확보한 국내 기업들에 대한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정책 환경도 호재 요인으로 거론된다. 미국에서 논의되는 생물보안법은 바이오 의약품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우호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한국 바이오 기업에는 기회 요인으로 인식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이미 글로벌 규제 환경과 품질 기준에 적응해 온 만큼, 정책 변화에 따른 의뢰 생산 확대나 공동 개발 기회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가격 조정보다 중장기 파이프라인 가치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한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ADC를 비롯한 신약 부문에서 의미 있는 임상 진전이 확인될 경우, 단순 바이오시밀러 업체를 넘어 종합 바이오 개발사로 기업 이미지가 재정의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재상장 이후 수급 변동성이 남아 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누적 매수세는 장기 성장성에 대한 신뢰의 표현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높은 주가 변동성과 글로벌 규제 리스크는 여전히 주의 변수로 꼽힌다. 미국과 유럽의 약가 규제 강화, 경쟁 심화, 임상 개발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특히 ADC와 같은 첨단 신약 분야는 개발 기간이 길고 성공 확률이 낮은 만큼, 단기 이벤트에 따른 과도한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기술 개발 성과와 글로벌 파트너십 진전 속도를 면밀히 확인하면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주가 흐름이 ADC 신약 개발 진척도와 미국 생물보안법 입법 과정, 글로벌 바이오 투자 심리 변화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 조정 이후에도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 기조가 이어질 경우, 수급 안정과 함께 펀더멘털 재평가가 맞물릴지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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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피스홀딩스#adc신약#미국생물보안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