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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여신니케 도로롱 이모티콘 열풍…시프트업 IP확장 가속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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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IP를 활용한 캐릭터 비즈니스가 메신저 플랫폼을 타고 확산하며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수익 구조를 바꾸고 있다. 시프트업이 개발한 모바일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 기반 캐릭터 도로롱 카카오톡 이모티콘이 전 연령층에서 최상위권 성적을 기록하며, 게임을 넘어 생활 속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를 국내 게임사가 IP 확장과 멀티 플랫폼 전략으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지향하는 흐름 속 중요한 이정표로 보고 있다.

 

시프트업은 승리의 여신 니케 IP를 활용한 카카오톡 이모티콘 도로롱의 메리크리스마스가 출시 직후 종합 순위와 10대부터 40대까지 전 연령 인기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18일 밝혔다. 16일 출시된 이 이모티콘은 다음날 집계에서 50대 이상 부문에서도 3위에 올랐다. 동시에 기존 상품인 승리의 여신 니케 도로롱 이모티콘도 인기 순위 5위로 재진입하며 역주행을 기록했다. 단일 신규 상품 흥행에 그치지 않고 동일 IP 계열 상품 전체 트래픽을 끌어올린 사례로 해석된다.

도로롱은 게임 내 메인 캐릭터 도로시를 기반으로 한 2차 창작 캐릭터다. 원작 세계관과 별개로 캐주얼한 형태로 재해석돼 글로벌 팬덤 사이에서 독자적 인기를 얻고 있다. 시프트업은 이번 이모티콘 출시와 같은 날 도로롱 크리스마스 한정 에디션 굿즈를 마우스 장패드, 키링 등 형태로 선보였고, 해당 제품은 당일 완판됐다. 디지털 이모티콘과 실물 굿즈를 동시 기획한 패키지 전략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소비 접점을 묶어낸 셈이다.

 

니케 IP는 출시 초기부터 게임 내 결제에 의존하는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산업과의 제휴를 확대해 왔다. 2022년 11월 서비스 시작 이후 요식업, 스포츠, 리테일 등 생활 영역 브랜드와 지속적으로 협업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MLB 샌디에이고와의 스포츠 콜라보레이션, 편의점 GS25, 패스트푸드 브랜드 맘스터치, 신세계백화점 팝업스토어 등 국내외 다양한 파트너십이 대표적이다. 특히 GS25와의 협업 상품은 약 2개월 동안 누적 350만 개가 판매돼 편의점 유통망에서 게임 IP의 파급력을 보여줬다.

 

이와 같은 행보는 전통적인 모바일 게임 수익 모델과 차별화된다. 기존에는 게임 내 유료 아이템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면, 니케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팬덤 굿즈, 메신저 이모티콘, 오프라인 브랜드 협업까지 확장된 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더라도 이모티콘 구매나 편의점 상품 소비를 통해 IP를 경험할 수 있어 진입 장벽이 낮아진다. 플랫폼 사업자에게는 이용자 체류 시간과 감정 표현 데이터를 늘리는 도구가 되고, 게임사에게는 반복 매출이 가능한 디지털 자산이 되는 구조다.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는 이미 인기 IP를 다각도로 확장하는 사례가 일반화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주요 게임사들은 콘솔 타이틀을 기반으로 애니메이션, 굿즈, 테마파크, 모바일 앱까지 사업을 넓혀왔다. 여기에 최근에는 카카오톡, 왓츠앱, 위챗 등 메신저 플랫폼 이모티콘과 스티커가 중요한 IP 접점으로 부상했다. 중국과 일본의 캐릭터 기업들이 메신저 이모티콘을 글로벌 유통 채널로 활용하며 캐릭터 인지도를 확장한 것과 유사한 흐름이다. 니케 도로롱 사례는 한국 게임사가 이 벨류체인에 본격적으로 편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규제 측면에서 이와 같은 IP 비즈니스는 비교적 규제가 적은 영역에 속해 있다. 다만 게임물관리위원회 등에서 게임 콘텐츠 등급을 부여하는 것과 달리 메신저 이모티콘과 오프라인 굿즈는 별도의 상품 기획과 마케팅 규정을 따라야 한다. 청소년 이용자가 높은 만큼 표현 수위와 상업적 메시지의 강도 조절이 중요하고, 캐릭터를 활용한 콜라보 상품의 경우 공정거래와 표시광고 관련 규정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플랫폼 내 데이터 활용 측면에서는 구매 및 사용 패턴 분석이 이루어지지만, 개인식별 정보와의 분리 보관 등 개인 정보 보호 기준을 준수하는 방식이 요구된다.

 

시프트업은 자사 IP를 단일 모바일 게임에 한정하지 않고 장기적 브랜드 자산으로 축적한다는 전략을 분명히 하고 있다. 회사는 현재 콘솔 액션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 후속작과 텐센트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신규 IP 프로젝트 스피릿 등을 병행 개발 중이다. 콘솔, PC, 모바일을 아우르는 멀티 플랫폼 전략 위에서 각 타이틀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확장해 이모티콘, 굿즈, 오프라인 협업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지향하는 구상이다.

 

유형석 디렉터는 니케를 사랑해 준 이용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앞으로도 게임 콘텐츠를 비롯해 여러 영역에서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도로롱 이모티콘 성과가 시프트업의 IP 확장 전략에 추가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메신저 기반 캐릭터 비즈니스가 국내 게임사의 새로운 성장 축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산업계는 이번 흐름이 일회성 히트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IP 비즈니스 모델로 안착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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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트업#승리의여신니케#도로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