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누가 먼저 4조 달러 찍나”…MS·알파벳, AI 패권 경쟁에 글로벌 자금 요동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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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23일, 미국(USA) 뉴욕 월가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구글)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빅테크의 ‘4조 달러 시가총액 전쟁’이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패권을 둘러싼 두 기업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자금 흐름과 밸류에이션에 직접적인 파장을 낳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투자자들은 단기 주가 흐름과 장기 성장성 전망 사이에서 선택을 요구받는 상황에 놓였다.

 

현지 시장 분석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아우르는 생태계를 이유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상승 여력을 상대적으로 높게 제시하고 있다. 오피스, 애저(Azure), 생성형 AI 서비스가 결합된 구독 모델이 안정적 현금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런 배경 속에 여러 증권사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고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반면 실제 시장의 단기 모멘텀은 알파벳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알파벳은 검색, 유튜브 광고, 클라우드에 더해 AI 모델 고도화에 속도를 내며 올해 들어 상대적으로 높은 주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광고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되는 가운데 AI 기반 검색과 추천 알고리즘의 수익화 기대가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강화됐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이 같은 흐름은 애널리스트 전망과 실시간 자금 흐름 사이의 괴리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지목된다.

 

AI 투자 경쟁은 두 회사의 전략 차이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 기업 고객과의 강력한 결속을 활용해 업무용 생산성 도구 전반에 AI를 심는 방식으로 수익원을 확장하고 있다. 반면 알파벳은 검색과 동영상 플랫폼이라는 대규모 사용자 기반에 AI 기능을 접목해 광고 효율과 사용자 체류 시간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조치가 장기적으로 글로벌 디지털 광고 시장과 클라우드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거론된다.

 

두 기업 간 시가총액 격차와 순위 변동은 국제 금융시장에서도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미국 기술주 비중이 높은 글로벌 펀드와 연기금 포트폴리오가 두 종목에 크게 노출돼 있어 주가 방향성에 따라 각국 자산시장에 연쇄 영향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AI 관련 기대감이 과열될 경우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신흥국 자금 유출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국 금융당국의 리스크 관리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들은 두 회사의 경쟁을 ‘AI 시대 글로벌 자본주의의 시험대’로 규정하며, 누가 먼저 4조 달러 벽을 넘더라도 이후 성장 경로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럽(EU)과 아시아 금융시장 역시 빅테크 주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파생상품과 인덱스 상품을 통해 리스크를 헤지하는 움직임을 강화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AI를 둘러싼 미국 빅테크 중심의 쏠림 현상이 장기적으로 글로벌 기술 패권과 자본 배분 구조를 재편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모두 중장기 성장 스토리를 보유하고 있지만, AI 투자 경쟁에 따른 비용 증가와 규제 리스크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경계론이 제기된다. 미국과 유럽 규제 당국이 경쟁 정책과 데이터 보호 규정을 강화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 속도가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제사회는 두 기업의 시가총액 경쟁이 일시적 랠리에 그칠지, AI 중심의 새로운 성장 국면으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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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ai빅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