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반도체 선제 확보” 국방기술진흥연구소, 4대 핵심기술 R&D 착수
국방 전력과 기술 우위를 둘러싼 경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이 국방반도체 분야에 본격 뛰어들었다. 첨단무기체계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이 정면으로 부각됐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는 4일, 올해 공고한 국방반도체 핵심기술 연구개발 과제 4건에 대한 사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미래 전장 환경에서 필수로 꼽히는 위성, 무인기, 레이더 분야를 집중 타깃으로 삼았다.

착수한 과제는 소형위성용 위성통신 우주반도체, 초소형 전술급 자이로 센서, 무인항공기 합성개구레이더 SAR용 반도체칩, 능동위상배열 AESA 레이더용 반도체칩 등 4개다. 각 과제는 2029년까지 중장기 일정으로 진행돼 단계적으로 시험 검증과 실용화 가능성 점검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업 구조는 민·군 협력을 전제로 한 산학연 컨소시엄 형태다. 반도체 중소기업과 연구기관, 대학이 함께 참여해 설계, 공정, 시험평가 전 과정을 나눠 맡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는 이를 통해 민간 반도체 기술을 국방 분야로 끌어들이고, 동시에 국방 수요를 민간 산업 성장의 기반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연구소는 이번 과제 방향에 대해 미래 첨단무기체계 성능을 좌우할 핵심 요소 기술 확보에 방점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위성통신 우주반도체는 소형위성 군집 운용과 전시 지휘통제망 유지의 핵심 장비로, 무인항공기 SAR용 반도체칩과 AESA 레이더용 반도체칩은 정밀 표적 탐지와 감시정찰 능력을 끌어올리는 기반 기술로 평가된다. 초소형 전술급 자이로 센서는 미사일, 포탄, 소형 무인기 등 다양한 무기체계의 항법 정밀도를 좌우하는 부품이다.
국방부와 국방기술진흥연구소는 국방반도체를 국가 전략산업과 연계된 안보 자산으로 보고 기술 자립도를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워왔다. 특히 수출 규제나 공급망 교란에 취약한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국산 기술을 확보해야 장기 운용과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정치권에서도 최근 국방 R&D와 방산 수출 확대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어, 해당 과제가 향후 국방 예산 편성과 산업 정책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는 내년도 예산 심사 과정에서 국방 연구개발 투자와 방산 수출 지원 정책을 함께 검토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