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앱스토어 석권”…오픈AI, 애플 생태계 주도권 과시
생성형 인공지능이 모바일 사용 습관까지 바꾸고 있다. 오픈AI의 대화형 AI 서비스 챗GPT가 2025년 한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 무료 앱 다운로드 1위를 동시에 차지했다. AI 챗봇이 생산성 도구를 넘어 쇼핑, 동영상, 모바일 신분증과 함께 필수 앱으로 올라섰다는 점에서 디지털 소비 지형이 재편되는 흐름으로 읽힌다. 업계에서는 이번 집계를 애플 생태계 내부에서의 생성형 AI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연말을 맞아 2025년 한 해 동안 자사 앱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과 게임 순위를 공개했다. 국가별 통계를 별도로 집계했으며, 한국에서는 챗GPT가 아이폰과 아이패드 무료 앱 부문을 모두 석권했다. 특정 AI 서비스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양쪽에서 동시에 1위를 기록한 것은 국내 주요 마켓에서도 이례적인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아이폰 무료 앱 순위를 보면 챗GPT에 이어 CGV, 디지털온누리, 네이버플러스스토어, 구글 제미나이, 스레드, 테무, 틱톡라이트, 대한민국모바일신분증, 네이버페이가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통 강자인 커머스와 소셜미디어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구글 제미나이 같은 경쟁 AI 앱과 모바일 신분증, 간편결제 서비스가 나란히 진입한 구도가 특징이다.
아이폰 유료·게임 부문에서는 전통적인 콘텐츠·엔터테인먼트 수요가 뚜렷했다. 아이폰 인기 유료 앱 1위는 사진·영상 편집을 전면에 내세운 필름화가 차지했고, 인기 무료 게임은 어비스 데스티니, 인기 유료 게임은 마인크래프트가 1위에 올랐다. 생성형 AI가 무료 앱 시장을 장악하는 사이, 유료 카테고리에서는 여전히 창작·게임 중심 지출 패턴이 유지된 셈이다.
아이패드에서도 무료 앱 부문 1위는 챗GPT였다. 뒤를 이어 굿노트, 노트+,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한컴독스, 유튜브, 구글 제미나이, 구글 크롬, 티빙 순으로 집계됐다. 대화면을 활용한 필기·문서 앱과 OTT, 동영상 플랫폼이 상위권을 채우는 가운데, 챗GPT와 구글 제미나이가 동시에 상위권에 포진하며 태블릿을 AI 보조 작업 공간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강화된 모습이다.
아이패드 유료 앱과 게임에서는 창작·엔터테인먼트 수요가 뚜렷했다. 인기 유료 앱 1위는 디지털 드로잉 도구인 프로크리에이트가 차지했으며, 인기 무료 게임 1위는 사과게임, 인기 유료 게임 1위는 마인크래프트로 나타났다. 크리에이터와 게이머가 아이패드를 콘텐츠 생산·소비의 핵심 디바이스로 활용하는 추세가 통계로 재확인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챗GPT의 동시 1위가 단순 인기 앱을 넘어 모바일 환경에서 생성형 AI가 기본 인프라로 편입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아이폰에서는 메시지 작성, 검색, 쇼핑 정보 비교 등 일상 업무에, 아이패드에서는 문서 정리, 필기 보조, 영상 요약 등 생산성 향상에 활용되면서 이용 시간이 늘어나는 흐름이다. 커머스와 OTT, 모바일 신분증, 간편결제 앱과 AI 앱이 나란히 필수 앱 반열에 오른 점도 눈에 띈다.
특히 구글 제미나이가 아이폰과 아이패드 상위권에 동시에 안착하면서, 애플 기기 내에서도 AI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된 양상이다. 오픈AI와 구글이 각각 텍스트·이미지 생성, 검색·생산성 도구를 앞세워 사용자 접점을 늘리는 사이, 국내 포털과 커머스, 콘텐츠 플랫폼도 자체 생성형 AI를 접목한 서비스를 잇따라 준비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앱스토어 순위 변화를 모바일 AI 생태계 전환의 초기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챗GPT 같은 범용 AI 앱이 독립 애플리케이션을 넘어, 향후에는 개별 쇼핑·OTT·금융·게임 앱 내부에 기능 형태로 통합되는 방식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산업계는 이번 통계에서 드러난 사용자 행동 변화가 내년 어떤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 전략으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