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9·팰리세이드 1등급”…국산 SUV, 정부 안전도평가→글로벌 기준 재편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주요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이 국가 단위 안전도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을 거머쥐며 국내 제조사의 안전 기술 수준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2025년 자동차안전도평가에서 현대차 아이오닉9, 팰리세이드, 넥쏘와 기아 EV4를 올해의 1등급 모델로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충돌 안전성, 보행자를 포함한 외부 통행자 보호,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에 기반한 사고 예방 성능까지 3개 분야 전 영역에서 고른 우수성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형 전기 SUV인 아이오닉9은 충돌 안전성 부문에서 90.1%를 기록하며 올해 평가 대상 11종 가운데 최상위 점수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평가 대상은 전기차 6종, 하이브리드차 2종, 내연기관차 2종, 수소전기차 1종 등으로 국내외 주력 신차가 두루 포함됐다. BMW iX2, KG모빌리티 무쏘EV, 기아 타스만은 종합 2등급에 자리했고, 혼다 CR-V는 3등급, BYD 아토3와 테슬라 모델3는 4등급, 포드 익스플로러는 5등급으로 분류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2025년 평가 체계는 법적 안전기준을 상회하는 25개 항목으로 구성됐고, 지난해 발생한 급가속 의심 사고와 전기차 화재 사례를 반영해 충돌 안전성 내에 세부 항목을 다수 신설한 것이 특징이다.

전동화 국면을 겨냥한 배터리관리시스템 안전 기능 평가는 전기차 기술 경쟁의 새 잣대로 작용하고 있다. 별 5개 만점 체계로 진행된 BMS 안전 기능 평가에서 아이오닉9, 무쏘EV, EV4, 모델3가 별 4개를 획득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보여줬고, 아토3는 별 3개, iX2는 별 2개에 그쳤다. 전기차 충돌 후 차량 문 개방이 지연돼 탑승자의 탈출과 구조가 어려워지는 위험을 줄이기 위한 충돌 후 탈출·구출 안전성 평가도 올해 처음 반영됐다. 전기차 화재와 배터리 손상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진 가운데, KNCAP이 실제 사고 상황을 가정해 문 개방성, 전원 차단, 구조 용이성 등을 정교하게 살피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자동차안전도평가는 매년 신차를 대상으로 법 규제보다 높은 수준의 시험을 적용해 제작사의 자발적 안전 투자와 기술 고도화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국토부와 자동차안전연구원은 같은 날 서울 반얀트리호텔에서 2025년 자동차안전도평가 콘퍼런스를 열어 우수 모델을 시상하고, 첨단 운전자보조기술과 배터리 보호 설계, 보행자 보호 구조 등 미래 안전 기준의 방향성을 논의할 방침이다. 김홍목 국토부 모빌리티자동차국장은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과 페달 오조작 관련 평가 항목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강화하겠다고 밝히며, 자동차안전도평가가 안전한 차량 개발과 제작을 이끄는 촉매 역할을 수행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정교하게 다져가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