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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트래픽 가시성 확보…수산아이앤티, 과기부 장관상 수상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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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 통신이 인터넷 트래픽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가운데, 이를 안전하게 들여다보는 SSL 가시성 기술이 정보보호 시장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수산아이앤티가 개발한 SSL 복호화 솔루션이 기술 경쟁력과 상용화 성과를 동시에 인정받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업계에서는 암호화 트래픽 분석 역량이 향후 제로트러스트 보안과 클라우드 전환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야로 보고 있다.

 

수산아이앤티는 10일 자사 SSL 가시성 솔루션 ePrism SSL VA가 9일 개최된 2025 정보보호산업인의 밤 기념식에서 우수 정보보호기술 분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장관상은 전문평가위원회가 기술의 차별성, 독창성, 시장성, 향후 수요와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 평가해 선정하는 제도다. 과기정통부는 매년 정보보호 산업 발전에 기여한 기업과 인물을 선발해 포상하며, 기술 상용화와 산업 생태계 확장을 장려하고 있다.

수상 기술인 ePrism SSL VA는 SSL 복호화 전용 장비로, 암호화된 SSL TLS 기반 트래픽을 복호화해 보안 관제 장비가 위협을 판별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이다. 웹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이 대거 HTTPS 기반으로 전환되면서 네트워크 보안 장비가 패킷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는 이른바 암흑 구간이 확대됐는데, ePrism SSL VA는 이 구간을 가시화하는 역할을 한다. 트래픽을 미러링 수준에서 처리해 사용자 경험 저하와 지연을 최소화하고, 복호화된 데이터는 보안 정책에 따라 선별 전송하는 구조가 특징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기술은 SSL TLS 트래픽을 처리하는 전용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대규모 세션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도록 설계된 점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복수의 침입방지 시스템, 샌드박스, 차세대 방화벽 등과 연동해 복호화 기능을 통합 제공함으로써 각 보안 장비가 개별적으로 복호화를 수행할 때 발생하는 성능 저하와 인증서 관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암호화 통신 비중이 높아질수록 복호화 병목이 전체 보안 인프라의 취약점으로 떠오르는 만큼, 트래픽 처리 효율성과 안정성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ePrism SSL VA는 공공기관, 일반 기업, 금융권, 의료기관, 국방 등 규제가 까다로운 분야를 중심으로 공급이 확대돼 왔다. 수산아이앤티에 따르면 해당 솔루션은 SSL 가시성 솔루션 부문에서 7년 연속 국내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암호화 트래픽이 빠르게 증가한 최근 5년 사이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금융, 의료, 공공 부문에서는 개인정보와 중요 기밀을 다루는 만큼, 암호화 트래픽 내부의 악성코드 유입, 데이터 탈취 시도를 탐지할 수 있는 도구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SSL 가시성은 네트워크 보안의 필수 레이어로 자리 잡았다. 해외에서는 대형 장비 업체들을 중심으로 SSL 오프로드와 복호화 기능이 통합된 솔루션 경쟁이 진행 중이며, 클라우드 환경과 하이브리드 인프라까지 복호화 범위를 넓히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수산아이앤티가 SSL 가시성 전용 솔루션으로 장기적인 레퍼런스를 확보한 만큼, 해외 사업 확대를 통해 글로벌 벤더와의 경쟁 구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규제 측면에서는 암호화 트래픽 복호화가 개인정보 보호와 충돌할 수 있다는 논의가 병행되고 있다. 복호화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포함한 민감 정보가 평문 상태로 처리되기 때문에, 데이터 최소 수집과 암호화 재적용, 접근 통제, 로그 관리 등 기술적·관리적 보호 조치가 필수로 요구된다. 금융, 의료, 공공 부문은 관련 가이드라인과 내부 규정을 통해 복호화 대상과 활용 범위를 제한하고 있어, 솔루션 공급 기업 입장에서는 보안성과 프라이버시 보호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정은아 수산아이앤티 대표는 이번 수상이 암호화 트래픽 분석 기술력과 제품 안정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계기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고객이 안심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글로벌 수준의 보안 기술 개발과 해외 시장 확장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암호화 통신 전환이 가속화되고 제로트러스트 아키텍처 채택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암호화 구간을 어떻게 설계하고 통제할지에 따라 보안 수준과 운영 효율성이 갈릴 수 있다는 진단이다.

 

수산아이앤티는 전체 140여 명의 임직원 가운데 80퍼센트 이상을 개발 인력으로 구성한 기술 중심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자체 보안연구소를 기반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한 위협 분석 기술과 N2SF 맞춤형 SaaS 통제 솔루션 eWalker SSG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정상 패턴과 변칙 행위를 동시에 학습해 기존 룰 기반 시스템이 탐지하기 어려운 이상 징후를 포착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SaaS 통제 솔루션은 기업 내부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식별하고 접근 권한을 관리하는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암호화 트래픽 가시성, AI 기반 분석, SaaS 통제가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되는 방향을 주목하고 있다. 네트워크 경계가 사라진 환경에서 사용자, 단말,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흐름을 모두 고려한 보안 통제가 요구되는 만큼, SSL 복호화 기술을 축으로 한 네트워크 보안 기업의 역할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산업계는 수산아이앤티가 확보한 기술과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입지를 넓힐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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