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응급실 뺑뺑이, 억울할 수도”…김민석 총리, 의료계와 해법 모색 의지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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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충돌 지점에 김민석 국무총리와 의료계가 맞붙었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두고 정부와 의료 현장 사이 갈등이 재점화되는 가운데, 김 총리가 의료진과 머리를 맞대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현장 관계자와의 간담회에서 논의가 이어지며, 한국 응급의료 개선 논의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2일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을 찾아 한승범 병원장, 김수진 권역응급의료센터장 등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방문은 ‘응급실 뺑뺑이’ 문제, 즉 응급환자가 치료를 받지 못하고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니는 악순환에 대한 대응책을 찾기 위한 자리였다.

김 총리는 “밤낮 없이 새벽까지 제일 고생하는 게 응급 의료진”이라며 “코로나 때부터 시작해 작년의 정치·사회적인 어려움까지 우리 모두 겪어왔다. 몇 년간 응급의료가 어려움 위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마음이 급해서 응급 의료를 찾는 경우, 뺑뺑이를 당한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의료진 입장에선 최선을 다해서 중환자를 돌보고 있는데 그 단어를 듣는 것 자체가 억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의료진의 고충에 공감했다.

 

병원 현장에서는 응급의료 체계 개편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다. 김수진 센터장은 “응급의료는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쓰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환자가 24시간 작은 문제라도 어느 병원이든 갈 수 있는 게 중요한지, 중증 응급환자가 적절한 병원에서 우선순위로 최선의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한지에 대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너무 꼭 응급실에 올 일이 없는데도 오는 현실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중증 환자 수용 한계와 현장의 애로점을 인정했다. 또한 “응급실이 꽉 차서 중증 환자가 못 들어가는 상황을 시스템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석 총리는 “정부도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의료계와 방향을 논의하겠다”며 “국민 참여 의료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이 문제를 깊게 다룰 수 있을 것”이라 언급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응급의료 개선 논의는 의료계와 정부의 협력 체계를 중심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응급의료 현장 개선과 제도 개편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다만, 정부와 의료계 간 간극을 좁히기 위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민사회와 전문가진도 ‘중증 환자 우선 원칙’ 마련과 환자 안전보장 대책에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국회와 정부는 응급실 병상 부족 등 문제에 대한 공론화 작업을 이어갔으며, 정부는 국민 참여 의료혁신위원회를 통해 실질적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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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총리#응급의료#안암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