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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탐사대 하영이 등굣길 악몽”…권혁순 씨, 가위손의 미소→상처 묻는 사회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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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탐사대 하영이 등굣길 악몽”…권혁순 씨, 가위손의 미소→상처 묻는 사회 울렸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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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했던 아침, 하영이에게 찾아온 전화 한 통은 하루를 영원히 바꿔놓았다. 실화탐사대는 이름 하나를 품은 작은 아이의 추억을 따라가며, 아이가 겪은 등굣길 사고와 그날 이후 반복된 악몽 같은 시간들을 비춘다. 초록불을 건너다 비극적으로 멈춰진 하영이의 발걸음, 세 개의 영구치를 잃고 온몸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날들. 사회는 아이의 고통 앞에 너무 늦게 책임을 묻기 시작했다.

 

사고 현장은 늘 아이들과 어른들이 스쳐가는 평범한 학교 옆 횡단보도였다. 하지만 안전 인력도, 시설도 마련돼 있지 않았고, 우회전 차량은 멈추지 않았다. 사고의 순간마저 담긴 CCTV 영상 속 운전자는 자신만을 확인하는 냉담함으로 충격을 더했다. 힘겹게 밝혀진 진실과 반복되는 등굣길 비극은 제도와 사회 구조의 허점을 드러냈다.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가 법으로 강화됐지만, 여전히 많은 운전자와 보행자는 무관심의 그늘 아래 방치된 채 같은 위험을 마주하고 있다.

“악몽이 된 등굣길”…실화탐사대 하영이·권혁순 씨, 반복된 사고·춤추는 인생→삶의 의미를 묻다 / MBC
“악몽이 된 등굣길”…실화탐사대 하영이·권혁순 씨, 반복된 사고·춤추는 인생→삶의 의미를 묻다 / MBC

또 한 명의 피해자인 은결이 역시, 같은 길에서 동일한 아픔을 겪으며 세상과 멀어졌다. 태권도를 사랑하던 아이가 등굣길 한순간에 멈춘 채, 몸에 남은 흉터와 점점 멀어져가는 친구들의 모습은 잊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 실화탐사대는 연달아 발생한 사고의 심각성과,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 그리고 아이와 가족들이 감내해야 하는 무게를 섬세하게 담아냈다.

 

이어진 두 번째 실화는 70대 미용사 권혁순 씨의 인생이 선사하는 또 다른 감동을 그려냈다. 판자촌에서 지내던 어린 시절, 생계 때문이던 미용은 어느새 세월을 초월한 봉사와 배움의 길이 됐다. 43년이라는 시간을 손끝에 쌓으며, 무대에서 춤추듯 미용가위를 움직여 사람들에게 기쁨을 나눠온 권혁순 씨. 미용실에서는 은은한 노래와 이야기가 오가고, 65세 이상 어르신을 위한 봉사와 요양시설 방문, 그리고 마술과 웃음까지 더해 이웃과 세대를 잇는 따뜻한 다리가 돼 왔다.

 

매일을 배움으로 채운 권혁순 씨의 곁에는 17개 자격증이 빛나고, 미용실 한 켠의 반주기와 단골 손님들은 그에게 또다른 삶의 무대를 선사한다. 그의 유쾌함과 열정은 일상의 고단함을 춤추듯 이겨내는 작은 기적이 됐고, 미용실은 단순한 공간이 아닌, 행복을 나누는 특별한 무대로 거듭났다.

 

실화탐사대는 두 인물을 통해 사회의 책임,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의 용기와 다짐을 되새긴다. 거듭되는 사고와 안전 불감증, 그 사이에서 상처 입은 아이들과 가족의 절망. 반면, 봉사와 배움, 그리고 이웃을 향한 손길로 희망을 일구는 삶의 서사가 충돌한다. 방송은 8월 7일 목요일 밤 9시 MBC에서 만날 수 있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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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탐사대#하영이#권혁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