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주인인 나라 새겼다”…이재명 대통령 손목시계 공개, 국정철학 부각
정치적 상징을 둘러싼 메시지 경쟁이 다시 가열됐다. 대통령실이 이재명 대통령 취임 6개월을 맞아 대통령 손목시계를 내놓으면서, 국정철학과 정치권의 해석이 교차하고 있다. 여권은 국민 주권을 내세운 새 문구에 의미를 부여했고, 야당 지도부는 제1호 시계를 받으며 정부 성공을 돕겠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5일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6개월을 기념해 새로운 대통령 손목시계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시계 앞면에는 역대 대통령 시계와 마찬가지로 대통령 휘장과 이 대통령의 서명이 들어갔다. 시계판 바탕에는 태극 문양이 새겨졌고, 뒷면에는 이 대통령의 자필 글씨체로 국민이 주인인 나라라는 문구가 각인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태극 문양에 대해 제품의 심미적 완성도를 높이면서도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잇고 국민통합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계 뒷면 문구에 대해서는 언제 어디서나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의 주권 의지를 반영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뜻이 담겼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이번 손목시계는 제품 기획 단계부터 디자인 전문가들이 참여해 기념품으로서의 상징성과 완성도를 높였다고 강조했다. 과거 대통령 시계들이 주로 실용성과 상징에 머물렀다면, 이번에는 시각적 완성도와 메시지를 동시에 강화하려 했다는 취지다.
대통령실은 손목시계 공개를 계기로 대통령의 시간관과 국정철학도 부각했다. 강 대변인은 대통령실은 손목시계 공개를 계기로 대통령의 1시간, 공무원의 1시간은 온 국민의 5천200만 시간과 같다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되새기고, 이를 토대로 국민의 삶이 보다 나아지도록 국정운영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국가권력의 시간 사용이 국민 전체의 삶에 직결된다는 인식을 재확인한 셈이다.
한편 정치권에서도 상징 정치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제1호 이재명 대통령 시계를 받았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정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대통령실 김병욱 정무비서관께서 이재명 대통령 시계가 나왔다며, 당 대표에게 제1호 이재명 시계를 먼저 전달하러 방문했다고 적으며 시계를 착용한 사진을 올렸다.
정 대표는 무엇보다 시계가 비싸지는 않지만, 품격 있고 산뜻해 보인다며 손목에 이재명 시계를 차고 이재명의 정부의 성공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야당 대표가 대통령실이 제작한 상징물을 착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여야 간 정무적 관계 설정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 손목시계는 그간 정권마다 디자인과 문구를 달리하며 국정 방향과 이미지를 상징해 왔다. 따라서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전면에 내세운 만큼, 향후 국정운영 과정에서 국민 주권, 소통, 참여를 둘러싼 정책 기조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구현될지가 정치권의 새로운 검증 기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정치권은 향후 시계 배포 과정에서 인사 기준이나 대상 등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실은 국민 주권 메시지를 반복하며 국정운영 성과를 강조하겠다는 방침인 만큼, 국회와 정당들은 대통령의 시간과 국민의 시간을 어떻게 조율할지 놓고 향후 정기국회와 각종 현안 논의에서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