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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유산 재발견 프로젝트”…기아 80주년, 국민참여 아카이브→정체성 재정립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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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창립 80주년을 맞은 해를 계기로 자사 브랜드의 뿌리를 정교하게 되짚는 장기 과제를 시작했다. 기아는 8일 초기 차량과 부품, 과거 디자인 도면과 사내 문서 등 역사성과 희소성을 지닌 자료를 발굴하는 국민참여형 캠페인 ‘기아 트레저 헌트: 80년의 유산을 찾아서’를 전개한다고 밝혔다. 기업 내부 아카이브로 수렴되던 기록을 일반 소비자와 공유된 문화 자산으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캠페인의 핵심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기아의 실물 유산을 민간 차원에서 재발견하고, 이를 통해 한국 자동차 산업의 형성과정을 입체적으로 복원하는 데 있다. 수집 대상은 초기 생산 모델과 그 부품, 딜러 네트워크에서 사용되던 안내 인쇄물, 브랜드 로고 변화 과정이 담긴 그래픽 자료, 공장과 연구소의 기록 사진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설정됐다. 참여를 희망하는 국민은 전용 웹사이트에서 관련 정보를 등록해 소장 자료의 종류와 보존 상태를 공유할 수 있고, 기아는 자체 평가위원단의 검토와 심사를 거쳐 보존 가치가 확인된 자산을 선별해 공식 아카이브로 편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브랜드유산 재발견 프로젝트…기아 80주년, 국민참여 아카이브
브랜드유산 재발견 프로젝트…기아 80주년, 국민참여 아카이브

자동차 산업에서 브랜드 유산 아카이브는 단순한 수집이 아닌 전략 자산으로 간주된다. 과거 모델과 디자인 언어, 로고와 서체의 변화는 한 기업이 어떤 기술적 선택과 시장 전략을 축적해 왔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빈티지 차량 복원, 클래식 전시, 기록물 디지털화를 통해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강화하는 사례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기아가 국민참여 방식으로 자료를 모으겠다고 밝힌 대목은, 브랜드 정체성을 기업 내부에서 일방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실제 사용 경험을 가진 소비자의 기억과 결부시키려는 기조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기아는 평가위원단 주도로 확보된 실물과 기록 가운데 상징성이 높은 유산을 중심으로 향후 전시, 온라인 콘텐츠 제작, 교육 프로그램 연계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를 두고 기아와 인연을 맺어 온 국민과 함께 브랜드 스토리를 다시 써 내려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하며, 장기적으로는 한국 산업사의 중요한 장면을 함께 정리하는 협업 작업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80주년을 계기로 정리될 방대한 자료가 향후 전동화·자율주행 시대의 브랜드 방향성을 설계하는 데 중요한 준거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기아가 과거와 미래를 잇는 서사를 얼마나 정교하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상징성과 경쟁력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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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기아트레저헌트#자동차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