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공공행정 재구성한다…한컴, 정부혁신 박람회서 AX 비전 제시
인공지능을 앞세운 행정 업무 전환이 공공 부문의 새로운 표준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한글과컴퓨터가 정부 주도의 대형 전시에서 자사의 공공 AX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공공기관이 축적해 온 방대한 문서 데이터 전 주기를 AI에 맞게 재구성해 실제 행정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데이터 주권과 거브테크를 결합한 디지털 행정 모델을 제시해 업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이번 전시가 공공 AI 도입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컴은 3일부터 5일까지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열리는 2025 대한민국 정부혁신 박람회에 참가해 공공 행정 디지털 전환을 겨냥한 AI 설루션을 집중 공개했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중앙부처와 공공기관, 주요 AI 기업이 대거 참여해 AI 기반 정부혁신 방향을 논의한다. 한컴은 AI 혁신기업 관에 독립 부스를 꾸리고 정부 AX의 핵심 파트너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3일 열린 개막식 공식 세리머니에서 김연수 한컴 대표는 민간 기업 대표 자격으로 무대에 올라 행정안전부 장관,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 주요 인사와 함께 혁신의 빛을 밝히는 공동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김 대표는 민관이 함께 AI 강국을 지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공공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민간 기술력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한컴 AI 기술이 정부가 내세운 혁신 비전과 어떤 지점에서 맞물리는지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그는 검증된 공공 AX 설루션으로 행정 업무 효율을 높이고, 나아가 국내 AI 데이터 주권 강화에도 기여하겠다고 언급하며 공공부문 특화 전략을 재차 확인했다. 공공 데이터가 해외 클라우드나 외국계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도록 국내 기술 기반 처리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컴 부스의 메인 주제는 한컴 AI가 만드는 스마트 행정 혁신이다. 회사는 공공 문서 처리 전 과정을 아우르는 설루션 라인업을 선보이며 공공기관의 실제 업무 흐름과 맞닿은 AI 전환 구조를 체험형으로 구현했다. 관람객은 HWP 기반 문서 데이터를 AI 학습용 포맷으로 변환하는 한컴 데이터 로더, 내부 검증 자료만 선별적으로 검색해 답변을 제공하는 한컴피디아, 행정 문서를 자동 작성 및 요약하는 한컴어시스턴트를 통해 공공 문서의 수집, 정제, 검색, 생성까지 연속된 AI 활용 시나리오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기술 전시는 기존의 개별 기능 중심 행정 자동화와 차별화된 흐름을 제시한 점이 눈에 띈다. 과거에는 문서 작성 보조나 키워드 검색 등 단일 기능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면, 한컴은 공공 문서를 AI 학습용 데이터로 바꾸는 전처리 단계부터 기관 전용 지식베이스 구축, 질의에 기반한 문서 생성까지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제시했다.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축적된 HWP 자산을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새로운 AI 인프라와 연계할 수 있는 구조로 작동할 수 있다.
한컴은 이미 AI 국회 프로젝트 등 주요 공공 AX 사업에서 실전 경험을 쌓으며 기술력을 검증받았다고 강조한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의회, 중앙부처, 지자체 등 다양한 행정 환경에서 문서 데이터가 어떤 방식으로 데이터베이스화되고 실제 AI 응답으로 재활용되는지 구체적인 구동 과정을 시연한다. 관람객은 공공기관 내부망에 저장된 문서가 AI 학습 데이터로 가공되고, 이후 정책 질의나 보고서 작성 요청에 대해 신뢰도 높은 답변으로 돌아오는 흐름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 거브테크 시장에서는 이미 대규모 언어모델과 행정 업무를 접목하는 시도가 확산 중이다. 북미와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입법지원 정보 검색, 규정 해석 보조, 민원 응대 자동화 등에서 생성형 AI를 시험 적용하고 있다. 다만 다수 사례가 범용 모델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는 데 비해, 한컴은 공공기관 전용 데이터와 한글 문서 포맷에 최적화된 구조를 내세우며 차별화에 나선 모습이다. 국내 행정 환경 특성상 한글 문서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문서 형식 호환성은 실사용 측면에서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데이터 주권과 보안 측면도 한컴이 강조하는 지점이다. 공공 행정 데이터가 외부 사업자의 모델 학습에 무단 활용되지 않도록 학습 범위와 저장 위치를 통제하고, 민감 정보가 포함된 문서에 대한 접근 권한을 AI 시스템 수준에서 관리하는 구조를 제안하고 있다. 공공기관 내부망 구축, 국산 클라우드 활용 등 다양한 배치를 지원하면서 개인정보 보호와 정보보안 규정을 동시에 충족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행사 둘째 날 열리는 AI 거브테크 혁신 포럼에서 한컴은 공공 AI 전략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유할 계획이다. 한컴 AI컨설팅팀 신재욱 팀장은 공공 AI 도입의 성공 전략 데이터 주권 확보 방안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그는 실제 공공 현장의 도입 사례를 토대로 공공기관이 데이터 수집과 정제, 모델 도입, 운영 체계 수립 순으로 어떤 단계별 전략을 가져가야 하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내부 데이터 통제권을 유지할 수 있는지 제안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공공 AX가 기술 시연 단계를 넘어 제도화와 예산 구조 개편이 맞물리는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가 AI 기반 행정 혁신을 중장기 과제로 명시한 상황에서, 각 기관의 데이터 인프라 수준과 보안 요건에 적합한 국산 기술 조합이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계는 이번 박람회에서 공개된 한컴의 공공 AX 모델이 실제 발주 사업과 현장 업무에 얼마나 빠르게 확산될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