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인하 기대 커졌다”…국제 금값 4개월 연속 상승세 전망에 시장 촉각
현지시각 28일, 국제 금시장에서 미국(USA)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재료로 금값이 다시 강세로 돌아섰다. 이번 움직임은 4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으로 이어지며 글로벌 금융시장과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에 직간접적 영향을 주고 있다. 높은 금리 기조가 완화 국면에 접어드는 과정에서 안전자산 선호와 통화정책 전환 기대가 맞물린 흐름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한국시간 28일 오후 2시 20분 기준 국제 현물 금 가격은 전장보다 0.6% 오른 온스당 4천186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주에만 약 3% 오르며 단기 상승 폭을 키웠고, 지난달 20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온스당 4천380달러에 다시 근접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값은 최고가 이후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일시적으로 약화되며 온스당 4천달러 안팎에서 횡보했지만, 이번 주 들어 인하 가능성이 부각되자 상승세를 재개해 4천달러대를 굳히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국제 금값은 거의 매달 상승세를 이어가며 연간 기준으로 1979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작년 말 온스당 2천624달러 수준이던 가격은 현재 약 60% 급등한 상태로, 연중 내내 강세장을 형성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 전환에 대한 기대가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하고,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수급 측면에서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고 해석한다.
통화정책 기대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툴’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같은 시각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다음달 9~1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을 85%로 반영했다. 이는 불과 일주일 전과 비교해 46%포인트나 높아진 것으로, 시장이 연준의 긴축 기조 종료와 완화 전환을 빠르게 가격에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국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미국 통화정책 변화가 달러 강세를 완화할 경우, 신흥국 통화 가치와 자본 흐름에 영향을 주면서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매력을 상대적으로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각국 중앙은행은 외환보유액 구성 다변화와 금융불안 대비 차원에서 금 비중을 꾸준히 확대해 왔고, 최근 흐름 속에서 금 매입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의 대규모 금 매입이 국제 금값 강세의 구조적 요인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달러 자산 의존도를 줄이고 외환보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금을 추가 매입해 왔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금융제재 리스크가 부각되자 실물 자산 비중을 늘리는 움직임도 강화됐다. 이런 흐름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와 결합하며 금값 상단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투자 수요 측면에서도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이 이어지며 가격을 지지해 왔다. 금 ETF는 개인과 기관투자가가 실물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금 가격에 연동해 투자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금 흐름이 금 시장 심리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올해 들어 ETF 자금 유입은 실물 수요와 함께 금값을 떠받치는 역할을 했고, 단기 조정 구간에서도 하방 경직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다만 블룸버그는 최근 4주 동안 금 현물 ETF로 유입되던 자금이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인식과 함께,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단기 차익 실현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의 꾸준한 매입과 기존에 형성된 투자 대기 수요가 가격을 일정 수준 이상에서 지지하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제 금융시장의 시선은 다시 연준의 다음 행보에 쏠렸다. CNBC와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매체들은 최근 FOMC 전후 연준 위원들의 발언을 인용하며,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와 고용지표 흐름에 따라 금리 인하 시점과 폭이 조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재 금값 강세를 “통화정책 전환을 앞둔 과도기적 안전자산 선호의 결과”라고 평가하면서도, 실제 인하 속도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국제 금값 방향성이 연준의 금리 결정과 미국 물가·고용지표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본다. 예상보다 빠른 완화 전환과 달러 약세가 현실화되면 금 가격은 사상 최고가 재돌파를 시도할 수 있고, 인하 속도가 늦춰지거나 인플레이션이 재차 고개를 들 경우 일시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병존한다.
각국 중앙은행 매입과 구조적 안전자산 수요가 뒷받침되는 가운데, 연준의 최종 결정이 글로벌 금시장에 어떤 파장을 낳을지 주목된다. 국제사회와 금융시장은 앞으로 열릴 FOMC 회의와 그 결과가 금값 강세 흐름을 어디까지 이어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