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건설 상한가 급등…정부 주택공급 드라이브에 개인 매수 폭발
상지건설 주가가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기조와 서울시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를 타고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며 개인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12월 들어 단기간에 150퍼센트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투기적 수급이 몰리고 있어, 건설업 실적 부진에도 정책 테마주로 과열되는 것 아니냐는 경계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11일 상지건설 주가는 장중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상지건설은 장 초반부터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전일 대비 29.92퍼센트 급등한 1만4,850원까지 오르면서 상한가에 안착했다. 매수 잔량이 두텁게 쌓이며 거래량이 급증했고, 시가총액은 약 1,014억 원 수준으로 부풀었다. 국토교통부의 공급 확대 정책이 구체화되는 가운데 수도권 정비사업에 강점을 둔 중소형 건설주로 관심이 집중된 결과로 해석된다.
![[분석] 적자 늪에도 상한가 직행… 상지건설, 외국인 매도 폭탄 받아낸 '정책의 힘' (제공:AI제작)](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1/1765428975925_424043722.jpg)
주가 흐름도 가파르다. 지난달 말 5,000원 대에 머물던 상지건설 주가는 불과 2주 만에 150퍼센트 가까이 치솟는 등 수직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12월 3일, 4일, 5일에는 연일 급등세를 연출했고, 8일에는 1만4,020원 고점을 형성한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후 이날 다시 상한가를 기록하며 직전 고점을 단번에 돌파해, 단순 기술적 반등이 아닌 강한 시세 분출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급등의 배경에는 정부의 강력한 주택공급 정책 드라이브가 자리 잡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9·7 공급 대책 후속 조치를 서두르며 주택공급 속도전에 나선 가운데, 수도권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비중이 높은 중소형 건설사들이 정책 수혜 기대를 받으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사업 기간 단축을 골자로 한 신통기획 2.0 적용 확대 방침을 밝히자, 상지건설과 같은 중소형 건설주의 주가를 자극했다.
수급 측면에선 외국인과 개인의 극명한 대비가 눈길을 끈다. 최근 3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총 42만 주 안팎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특히 8일 하루에만 32만 주를 팔아치우며 이탈 움직임을 보였다. 그럼에도 개인 투자자들이 이 물량을 대부분 받아내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흐름이 전개됐다. 매수 상위 창구에는 개인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 등이 포진해, 정책 기대를 앞세운 전형적인 테마성 수급 랠리가 나타났다는 평가다.
그러나 주가와는 달리 실적과 재무 상태는 녹록지 않다. 상지건설의 2024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88퍼센트 급감한 204억 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217억 원,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267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 모두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훼손된 상태다. PBR은 0.22배 수준으로 통상 저평가 영역으로 분류되지만, 시장에서는 적자 누적으로 자산 가치가 훼손됐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상지건설을 개별 기업 실적보다 정책 민감도가 높은 공급 정책 테마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최근 강남 논현동 고급 주거 프로젝트 상지카일룸에스칼라 착공 신고 등 개별 호재도 있었지만, 현 수준의 급등세를 정당화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정부의 공공주택 확대 일정과 규제 완화 진행 속도에 쏠리며, 정책 뉴스 흐름이 주가의 주요 변수가 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유통 물량이 매우 적다는 점이다. 상지건설의 상장주식수는 약 682만 주로 알려져 있어, 소위 품절주 성격을 띤다. 거래 가능한 물량이 많지 않다 보니 상대적으로 적은 거래대금에도 주가가 크게 출렁이는 구조다. 상승장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강한 탄력을 만들 수 있지만, 하락 전환 시에는 매도 물량이 쏠리며 급락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코스닥 801위 소형주라는 점도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거론된다.
동종 업계와 비교하면 상지건설의 위치는 뚜렷하다. 현대건설,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는 안정적인 수주 잔고와 재무 구조를 바탕으로 실적 중심의 밸류에이션이 적용되는 반면, 상지건설은 실적·재무 여건이 취약함에도 정책 수혜 기대감으로 주가가 과하게 출렁이는 고베타 종목으로 분류된다. 업계 내 실적·자산가치 대비 평가보다는, 단기 수급과 심리가 주가를 좌우하는 전형적인 테마 대장주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트레이딩 관점의 접근이 불가피한 종목이라고 입을 모은다. 단기적으로 상한가 잔량이 유지되면 추가 상승 시도가 이어질 수 있고, 심리적 저항선인 1만5,000원 안착 여부가 단기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질 경우 급등 피로감이 커지며 1만2,000원 선까지 조정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경고도 제기된다. 중기적으로는 실적 개선과 재무 구조 개선이 확인되지 않는 한 정책 모멘텀 소멸 시 되돌림 위험이 크다는 평가다.
현재 상지건설에는 투자경고 종목 지정 등 과열 신호가 켜져 있어,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테마성 급등은 급락을 동반하는 사례가 빈번했던 만큼, 수급 쏠림 국면의 막판 추격 매수는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외국인이 대량 매도에 나선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만으로 주가가 버티고 있는 구조는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향후 정부 공급 정책이 구체적 실행 단계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차익 실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질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보수적 리스크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