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자립 지원 강화"…김혜경, 정은혜 전시 관람하며 정책 의지 재확인
장애인 인권과 자립 지원을 둘러싼 과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가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작업 현장을 찾으면서 정부의 장애인 정책 이행 여부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전은수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4일 서면 브리핑에서 김혜경 여사가 3일 경기 양평 어메이징 아웃사이더 아트센터를 방문해 발달장애 화가 겸 배우인 정은혜 작가의 전시를 관람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번 방문이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과 지역사회 내 자립을 격려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혜경 여사는 정은혜 작가의 안내를 받으며 전시를 둘러보고, 작품에 담긴 삶의 역경과 독창적 시선에 공감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은수 부대변인은 "김 여사가 정 작가의 작품 세계에 깊이 감동했다"고 전했다.
관람을 마친 뒤 김혜경 여사는 정은혜 작가와 남편인 조영남 작가, 정 작가의 어머니, 다른 발달장애 작가들과 그 부모들과 함께 차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작업 환경과 생계, 자립 문제 등이 폭넓게 논의됐다.
김혜경 여사가 작가들에게 "계속 그림만 그리면 지겹지 않느냐"고 묻자, 작가들은 "하루 종일 그려도 행복하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술 활동 자체가 발달장애인들에게 중요한 자존감과 생계 수단이라는 점을 드러낸 대목이다.
발달장애 작가들의 부모들은 자녀를 지원해온 경험을 공유하면서, 예술 노동을 인정하는 공공일자리 제도가 꾸준히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부모들은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예술 활동을 기반으로 한 일자리와 수입 구조를 보다 안정적으로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혜경 여사는 "어려움 속에서도 예술로 세상과 소통하며 자신의 길을 개척해 가는 여러분의 용기와 열정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하고, "발달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자립하고 역량을 펼칠 수 있게 지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가족이 제기한 요구를 정부 정책 과정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김혜경 여사는 또 "방송을 통해 정은혜·조영남 작가 부부의 연애와 결혼 과정을 보며 깊은 울림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오늘 나눈 이야기들이 더 많은 국민에게 전달돼 발달장애인 인식 개선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당사자의 삶과 관계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미디어 콘텐츠가 편견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김혜경 여사는 전시 관람과 차담 후 센터 기념품 상점을 찾아 정은혜 작가 등을 비롯한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작품 굿즈를 구매했다. 대통령 배우자의 구매 행보는 발달장애 예술인의 창작물이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려는 메시지로 읽힌다.
전은수 부대변인은 "이번 방문으로 정부 국정과제인 장애인 삶의 질 향상과 기본적 권리 보장과 연계해, 발달장애인 맞춤형 지원 확대와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 강화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실행 의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이 국정과제와 구체 현장을 직접 연결하며 정책 추진 의지를 부각한 대목이다.
정치권에서는 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와 발달장애인 맞춤형 지원 확대를 둘러싸고 예산 규모와 제도 설계 방식에 대한 논쟁이 이어져 왔다. 여권은 국가 책임 강화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을 분담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반면, 야권은 돌봄 공백 해소를 위해 예산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다만 이번 김혜경 여사의 현장 방문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향후 예산 편성과 법·제도 논의 과정에서 가늠될 전망이다. 국회는 내년도 예산 심사와 함께 장애인 관련 법안 심의를 진행할 계획이며, 정부는 발달장애인 자립 지원과 돌봄 정책을 구체화하는 후속 대책을 검토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