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리클로 300밀리 PFS 허가…셀트리온, 美 두드러기 시장 공략 가속
오말리주맙 계열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치료제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경쟁 구도를 재편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옴리클로 300밀리그램 프리필드시린지 제형 허가를 추가로 확보하면서, 환자 상태에 따라 용량을 세분해 투약하는 정밀 처방 전략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미국과 유럽을 묶는 대형 알레르기 치료제 시장에서 바이오베터 수준의 편의성을 앞세운 상업화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기점으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셀트리온은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치료제 옴리클로 300밀리그램 프리필드시린지 제형의 판매 허가를 추가로 승인받았다고 3일 밝혔다. 옴리클로는 항체의약품 오말리주맙을 성분으로 하는 바이오시밀러로, 지난해 5월 유럽, 올해 3월 미국에서 오리지널 의약품 졸레어의 첫 바이오시밀러로 허가를 취득했다. 이번 승인으로 옴리클로는 75밀리그램, 150밀리그램, 300밀리그램 등 오리지널과 동일한 세 가지 프리필드시린지 제형을 모두 갖추게 돼,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와 같은 반복성 알레르기 질환 환자에게 보다 세밀한 용량 조절이 가능한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오말리주맙은 면역글로불린E에 결합해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경로를 차단하는 기전의 단클론 항체다.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환자에게서는 반복적인 피부 발진과 가려움증을 줄이는 데 쓰인다. 프리필드시린지는 사전충전형 주사기를 뜻하며, 주사액이 미리 충전된 상태로 공급돼 사용자가 용량을 따로 조제할 필요가 없는 제형이다. 셀트리온은 300밀리그램 고용량 프리필드시린지 승인을 통해, 기존에 150밀리그램과 같은 저용량 제형을 여러 번 맞아야 했던 환자에게 한 번의 주사로 동일한 약물량을 전달할 수 있게 했다. 특히 반복 투약에 따른 통증, 시간 소요, 의료진 부담 등을 줄여주는 만큼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선택 폭을 넓혀주는 제형 다변화로 평가된다.
이번 300밀리그램 제형 허가는 지난달 초 유럽 승인에 이은 것이다. 셀트리온은 미국과 유럽 양대 시장에서 오리지널과 동일한 프리필드시린지 전 용량 라인업을 확보한 유일한 오말리주맙 바이오시밀러 공급사가 됐다. 오말리주맙 시장에서 미국과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9퍼센트 수준으로 알려져, 프리필드시린지 제형 전체를 확보한 공급사 여부가 시장 점유율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향후 고정 용량뿐 아니라 환자 체중, 병력, 치료 반응 정도에 따라 세분화된 투약 설계가 이뤄지면, 동일 성분 내에서도 실제 처방 패턴이 프리필드시린지 라인업을 갖춘 제품으로 쏠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는 제형과 편의성 경쟁이 이미 가속화된 상태다. 미국과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 승인이 이어지면서, 단순 성분 복제 단계에서 사용 편의성과 투약 주기 개선을 겨냥한 바이오베터 전략으로 진화하는 흐름이다. 옴리클로 사례의 경우 오리지널 약물과 동등한 효능과 안전성을 전제로 하면서도, 프리필드시린지 전 용량 구성을 통해 환자와 의료진의 부담을 낮춘 구조다. 경쟁 후속 제품들은 아직 전 제형 프리필드시린지 라인업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인 만큼, 셀트리온이 미국과 유럽 처방 시장에서 초기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확보한 셈이다.
유럽 시장에서는 이미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옴리클로는 유럽 직판 체계를 기반으로 출시 이후 3분기까지 약 470억 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자가 투여 문화가 자리 잡은 독일,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에서 퍼스트무버로 출시되며, 기존 졸레어 처방 환자의 교체 수요와 신규 환자 유입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유럽 국가 다수가 국가보험이나 공적 재정을 기반으로 한 약가 협상 구조를 갖고 있어, 바이오시밀러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처방량을 빠르게 확대해 온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에서는 오말리주맙 치료제가 알레르기 내과, 피부과, 호흡기 내과 등 다양한 진료과에서 사용되고 있어 보험 범위, 환자 본인부담률, 병원 내 재고 관리 체계에 따라 제품 선택이 갈릴 수 있다. 프리필드시린지 제형은 투약 준비 시간을 줄여 진료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환자 교육 과정에서도 투약 절차를 단순화한다. 미국의 경우 자가 주사 허용 범위와 보험 청구 방식에 따라 프리필드시린지 채택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셀트리온의 300밀리그램 제형 추가 승인이 실질적인 매출 확대 시점 앞당기기에 기여할 전망이다.
글로벌 차원에서 보면 오말리주맙 바이오시밀러 경쟁은 이제 시작 단계에 가깝다. 미국과 유럽 규제기관은 오랫동안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비교임상과 약동학 데이터 제출을 요구해 왔고, 특히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의 경우 장기 안전성과 면역반응 평가가 중요해 허가 문턱이 높게 형성돼 있다. 셀트리온이 유럽과 미국 양쪽에서 최초 허가를 받은 것은, 품질·비교임상·제조 공정 관리 측면에서 글로벌 기준을 충족했음을 의미한다. 다만 미국 시장에서 처방 전환을 이끌기 위해서는 생산 규모, 공급 안정성, 보험자와의 약가 협상, 의료진 대상 실사용 데이터 축적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규제 환경 측면에서는 프리필드시린지 제형 확대가 의료기기적 요소와 제약적 요소 모두를 포함하는 만큼, 각국 규제기관의 품질 관리 요구도 강화되는 추세다. 주사기 재질, 실리콘 오일 사용 여부, 미세 입자 관리 등 세부적인 요소가 장기 안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은 제조 설비와 품질 관리 시스템을 오리지널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과 유럽의약품청은 바이오시밀러 활성화를 정책적으로 지원하면서도, 환자 안전성과 면역원성 관리를 위한 추적조사 데이터 제출을 요구하는 등 점진적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옴리클로의 300밀리그램 프리필드시린지 허가를 계기로,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단순 가격 경쟁을 넘어 환자 편의성과 제형 혁신을 포함한 종합 경쟁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알레르기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는 장기 투약이 많아 제형 편의성이 환자 순응도와 치료 성과에 직결된다며 프리필드시린지 전 용량 확보 여부가 향후 시장 점유율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옴리클로가 미국과 유럽에서 실제 처방 패턴을 얼마나 빠르게 바꿀지, 그리고 제형 전략을 앞세운 바이오시밀러 모델이 다른 항체의약품 분야로까지 확산될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