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PBR 0.1배 저평가 부각…한신공영, 주택공급 정책 수혜에 13% 급등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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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공영 주가가 극단적인 저평가 국면과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정책 기대감이 맞물리며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11일 한신공영은 전일 대비 13.35% 오른 1만1,380원에 마감하며 이달 초 상한가 이후 조정 폭을 대부분 회복했다. 건설 경기 둔화 우려에도 정책 모멘텀과 실적 개선 흐름이 부각되면서 중소형 건설주 중심의 단기 수급 쏠림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신공영 주가는 12월 3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1만1,050원까지 치솟은 뒤 차익 실현 매물로 1만 원 선이 위협받았으나, 이날 다시 13% 넘게 뛰며 전고점 돌파를 시도했다. 5일 이동평균선이 20일선을 상향 돌파하는 정배열 초기 국면에서 거래량은 전일 대비 7배 이상 늘어난 270만 주를 기록해 상승 추세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

[분석] PBR 0.1배의 반란… 한신공영, '13% 급등' 부른 저평가와 정책의 앙상블 (제공:AI제작)
[분석] PBR 0.1배의 반란… 한신공영, '13% 급등' 부른 저평가와 정책의 앙상블 (제공:AI제작)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가 눈에 띈다. 이날 외국인은 2만9,430주, 기관은 1,947주를 각각 순매수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직전 거래일에 외국인이 약 2만7,000주를 순매도한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개인 비중이 높은 일부 증권사 창구에서 매도 물량이 나왔지만, 이를 외국인과 기관이 받아내며 이른바 손바뀜 현상이 진행되고 있고, 하방 경직성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일 업종 내 흐름과 비교해도 한신공영의 강세는 두드러졌다. 현대건설, GS건설, 삼성E&A 등 대형 건설주가 보합권이나 1% 안팎의 제한적인 등락에 머문 가운데, 한신공영은 13%대 급등으로 중소형 건설주의 높은 변동성을 재확인시켰다. 상장주식수는 약 1,157만 주, 시가총액은 1,316억 원으로 코스피 955위 수준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적은 거래대금에도 주가 탄력이 크게 나타나는 구조다.

 

저평가 매력도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2024년 기준 한신공영의 PBR은 약 0.1배로, 장부상 자본총계의 10분의 1 수준에 머무른다. 매출은 2023년 1조3,090억 원에서 2024년 1조4,904억 원으로 성장세가 예상되고,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큰 폭의 개선이 전망되는 상황이다. 부채비율은 약 196%로 높은 편이나 건설업 특성을 감안할 때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유보율이 1,000%를 웃돌아 재무적 완충력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책 환경 변화도 주가 재평가를 뒷받침하는 재료다.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와 정비사업 활성화에 방점을 찍고 있는 가운데, 김이탁 국토교통부 1차관 임명 등 인사 요인이 건설주 전반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정비사업 인허가·사업 속도 개선에 대한 기대가 선반영되면서 중소형 건설주 중심으로 정책 수혜 베팅이 이뤄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신공영의 수주 성과는 정책 모멘텀에 실질적인 근거를 더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서울 은평구 대조동 가로주택정비사업 1,505억 원, 부산 장낙대교 건설공사 1,068억 원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연이어 따내며 약 6조 원 규모의 수주 잔고를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4~5년치 매출원 확보가 어느 정도 가시화된 만큼, 단기 테마성 수혜를 넘어 기업 가치의 실질적 상승 여지가 커졌다고 보고 있다.

 

실적 측면에서는 내실 위주의 경영 성과가 확인됐다. 3분기에는 원가율 개선 효과가 더해지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양주, 평택 등 주요 자체 사업장에서 분양 물량이 완판되면서 미분양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완화됐다. 수익성 악화와 미분양 부담에 시달리는 일부 건설사와 달리, 한신공영은 이익 체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 차별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테마 관점에서 한신공영은 건설·토목 섹터 가운데서도 주택 공급 정책과 도시 정비 테마의 교집합에 위치해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대형사보다 정책 변화에 민감하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는 중소형 건설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고, 한신공영은 낮은 PBR과 높은 수주 가시성을 동시에 갖추며 대표 수혜주로 부상한 모습이다. 김이탁 차관 인사 등 정책 이벤트가 건설주 심리를 자극하는 촉매로 작용하면서, 이 회사 주가에 기대감이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구조적인 한계도 존재한다. 삼성E&A의 외국인 지분율이 48% 수준인 것과 달리 한신공영의 외국인 지분율은 4%대에 머문다. 글로벌 패시브 자금 유입이 제한적인 구조로, 대형주 대비 안정적 수급 기반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대로 보면 개인과 국내 기관 자금만으로도 주가가 가볍게 움직일 수 있고, 0.1배 수준의 PBR은 가치 투자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가격대라는 분석도 병존한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단기적으로 1만 원 선 지지 여부가 중요한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급등으로 주가가 1만1,000원대에 안착했지만, 단기간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이 상존한다. 시장에서는 1만 원 선을 지키며 거래가 안정될 경우 전고점인 1만3,000원 인근 구간까지 추가 상승 시도가 나올 수 있다는 진단과 함께, 해당 가격대가 무너질 경우 기간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신중론이 교차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이 실제 착공과 분양 물량 확대까지 이어지는지, 그리고 미분양 물량이 어느 속도로 해소되는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정비사업 인허가·사업 추진이 본격화되는 시기와 분양 경기 회복 템포를 감안해 비중을 조절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건설 업황의 구조적 리스크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 우발채무와 지방 미분양 문제는 업종 전반의 밸류에이션을 누르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신공영도 자회사 채무보증 축소, 미분양 해소를 위한 리츠 활용 등 자체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재무 부담 확대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정책 기대감에만 근거한 추격 매수보다는 수주 잔고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어지는지, PF 관련 리스크 관리가 어느 수준까지 진전되는지 등을 점검하면서 접근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향후 건설경기 지표와 정부 공급 정책 이행 속도에 따라 한신공영을 포함한 건설주의 주가 흐름이 좌우될 전망이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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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공영#주택공급정책#건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