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과 단절은 상수"…이준석, 국민의힘 겨냥해 계엄 사태 사과 촉구
12·3 비상계엄 사태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혁신당과 국민의힘이 맞붙었다. 여당이 계엄 사태 1년을 앞두고 사과 여부를 두고 내홍을 겪는 사이, 야권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단절을 공개 요구하며 여권 책임론을 정면 제기한 것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강도 높은 메시지를 던졌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단절은 변수가 아닌 상수다"라며 "국민의힘은 빨리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당내 수준 낮은 헤게모니 싸움은 끝내시라. 그래야 야권의 혁신 경쟁으로 국민의 시선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여권이 계엄 사태 사과 수위를 두고 갈등을 빚는 사이, 야권이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 읽힌다.

이 대표는 특히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이른바 당원게시판 사태 조사에 착수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말,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에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둘러싼 조사를 시작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개탄스럽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다소간의 허물이 있다 하더라도 계엄에 선명하게 반대했던 인물들은 큰 줄기에서 올바른 선택을 한 사람들"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를 직접 거론했다. 당내 논란에도 불구하고 비상계엄에 반대한 정치인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정치적 정당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또 당게 사태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를 겨냥해 비교했다. 그는 "소위 혜경궁 김씨 사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모욕하고 세월호 유족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고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뒤에서 욕하던 사람 수준 정도"라고 주장했다. 김 여사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트위터 계정 혜경궁 김씨로 지목됐던 사건을 끌어와, 국민의힘 내부의 비방글 의혹을 동일선상에서 비판한 셈이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도 같은 회의에서 국민의힘 책임론을 더욱 강하게 제기했다. 그는 "비상계엄 당시 여당은 비상계엄뿐 아니라 윤석열의 독선과 독주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것은 당연하고 다시는 위법한 비상계엄, 헌법파괴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배척하고 단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혁신당 지도부의 연이은 발언은 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을 앞둔 정치 지형에서 국민의힘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동시에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이 계엄 사태 사과를 둘러싼 내부 갈등을 수습하지 못할 경우, 야권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국회와 정치권에서는 비상계엄 사태의 책임과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거리 두기를 어느 수준까지 가져갈지에 따라 정계 개편 논의가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는 계엄 사태 관련 진상 규명과 정치적 책임 문제를 둘러싸고 추가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