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자산 토큰화는 초기 인터넷과 같다”…블랙록 경영진, 글로벌 금융 인프라 재편 전망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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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3일, 미국(USA) 뉴욕 금융가에서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 경영진의 자산 토큰화 발언이 전해지며 글로벌 금융 시장의 구조 변화를 둘러싼 논의가 커지고 있다. 블랙록이 토큰화를 초기 인터넷 시대에 비유하면서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중장기적 파장을 예고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타임스 타블로이드(Times Tabloid)에 따르면 래리 핑크(Larry Fink) 블랙록 CEO와 롭 골드스타인(Rob Goldstein) COO는 최근 영국(UK)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에 공동 기고를 통해 지난 20개월 동안 실물자산(RWA) 토큰화 규모가 300% 늘어났다고 밝혔다. 두 경영진은 현지시각 기준 최근 발표된 이 기고에서 채권, 부동산, ETF 등 전통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하는 것이 “글로벌 금융 인프라를 현대화하는 핵심 축”이라고 강조했다.

블랙록 CEO 토큰화 초기 인터넷 비유…리플 XRP 투자자 주목
블랙록 CEO 토큰화 초기 인터넷 비유…리플 XRP 투자자 주목

블랙록 측은 디지털 원장을 활용할 경우 소유권을 코드로 프로그래밍할 수 있고, 결제는 거의 즉각적으로 이뤄지며, 국경을 넘어선 자본 접근성이 대폭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국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금융권은 이미 토큰화 파일럿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시장 변화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블랙록이 토큰화에 대한 강한 지지를 보이자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관련 네트워크를 둘러싼 기대감이 급속히 확산됐다. 특히 리플 XRP(엑스알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빠른 결제 속도와 높은 유동성을 앞세운 리플 기술이 토큰화 추세와 맞물릴 것이라는 관측이 부각되고 있다. 시장 전략가이자 크립토 크루세이더(Crypto Crusaders) 소속 리바이 리트벨트(Levi Rietveld)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블랙록의 토큰화 전략이 XRP 같은 네트워크에 막대한 혜택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낙관론에 대해 블랙록은 특정 암호화폐를 지목하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블랙록은 이미 이더리움(Ethereum) 기반 토큰화 펀드인 비들(BUIDL)을 운용하는 등 특정 메인넷에 종속되지 않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토큰화 인프라를 다수의 퍼블릭·프라이빗 블록체인에 걸쳐 구축하려는, 보다 중립적인 플랫폼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리플 XRP를 비롯한 개별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블랙록의 메시지를 가격 재료로 해석하는 움직임에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토큰화 시장은 이더리움, 솔라나(Solana), 리플 XRP, 각국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등 다양한 기술이 각축을 벌이는 분야로, 특정 코인이 일방적인 수혜를 독점할 환경은 아직 조성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아시아·유럽 주요 은행들은 자체 허가형 블록체인을 실험하며 토큰화 채권 발행을 시험하고 있어 경쟁 구도는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국제 여론도 기대와 경계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미국 일간 디크립트(Decrypt)가 인용한 법률 전문가들은 토큰화 자산이 여전히 글로벌 자산 시장에서 극히 일부에 그친다고 짚었다. 이들은 “토큰화가 유동성 비효율이나 높은 수수료처럼 실제 금융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할 때에만 의미 있는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며, 기술 도입 속도는 “단계적이고 점진적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매체도 토큰화의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규제·수탁 인프라의 미비를 주요 리스크로 꼽았다.

 

각국 규제 당국의 대응도 관건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유럽증권시장청(ESMA)은 토큰화 증권을 기존 금융 규제 체계에 어떻게 편입할지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명확한 글로벌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이 같은 불확실성 속에서 성급한 투자 확대는 높은 변동성 리스크를 수반한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전문가들은 특히 리플 XRP 같은 암호화폐가 제도권 금융에서 토큰화 인프라로 채택되기 위해서는 규제 프레임워크, 수탁 솔루션, 기관투자가용 플랫폼 등 다층적인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본다.

 

시장에서는 블랙록의 발언이 단기적인 가격 재료보다는 장기 방향성을 드러내는 신호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실물자산 토큰화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는 만큼, 앞으로 어느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신뢰성과 확장성을 인정받을지에 따라 국제 금융 질서의 판도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블랙록 경영진의 이번 메시지가 토큰화에 대한 시장 심리를 지지하는 효과를 낳았지만, 리플 XRP를 포함한 개별 자산의 펀더멘털이 즉각적으로 바뀐 것은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향후 리플 XRP가 토큰화 트렌드의 실질적인 수혜를 입기 위해서는 대형 금융기관과의 구체적 제휴, 명확한 규제 환경, 안정적인 인프라 구축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는 이번 발표가 중장기적으로 어떤 제도 변화와 기술 채택으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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