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 겨냥 경피제 경쟁 동국제약 삼진제약 진통 패치 고급화
부위별 맞춤 진통 패치가 근골격계 통증 관리 시장의 새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피약물전달시스템 기술을 적용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패치가 관절, 목, 어깨 등 특정 부위 전용 제품으로 세분화되면서 고령화와 생활 스포츠 확산에 대응하는 제약사의 전략 상품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업계는 성분과 제형, 부착 구조를 세밀하게 조정해 복용 부담을 줄이면서도 통증 완화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라인업을 넓히고 있어 향후 일반의약품 시장 재편 변수로도 거론된다.
동국제약은 최근 약국 채널을 겨냥해 관절 전용 파스 사라펜플라스타 조인트를 출시했다. 특히 추운 계절에 관절 통증이 심해지는 중장년층 수요가 커지는 시기에 맞춰 제품을 선보이며 동절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이 제품은 무릎과 같은 굴곡 부위에 부착해도 쉽게 떨어지지 않도록 십자형 구조로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움직임이 많은 관절 부위에서 밀착력을 확보해 실제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사라펜플라스타 조인트의 주성분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계열인 케토프로펜 60밀리그램이다. 케토프로펜은 피부를 통해 흡수돼 염증 매개 물질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작용하며, 동국제약은 피부 투과력과 투과 속도가 높아 강력한 소염과 진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경피약물전달시스템 공법을 적용해 약물을 국소 부위로 빠르게 도달시키도록 설계했다.
경피약물전달시스템은 패치나 젤 등 제형을 통해 약물을 피부로 투여해 혈관 또는 목표 조직에 도달시키는 기술이다. 경구약 대비 간 대사를 우회하고, 위장 장애 등의 부작용 부담을 줄일 수 있어 만성 통증 관리 분야에서 활용이 넓어지는 추세다. 동국제약 제품은 24시간 동안 약효가 지속되도록 설계돼 하루 한 번 한 장만 사용하는 방식으로 복약 편의성을 확보했다.
제품 구조도 관절 부위 특성에 맞춰 최적화됐다. 패치 중앙의 원형 가이드를 무릎 통증이 있는 정중앙에 맞춰 부착하면, 십자형 날개 부분이 관절을 감싸는 형태로 밀착된다. 굴곡이 심한 부위에서도 주름이나 들뜸을 최소화해 장시간 부착 시에도 안정성을 유지하는 설계다. 동국제약은 스포츠 활동 후 통증 관리가 필요한 젊은층부터 김장 등 반복적 가사노동으로 무릎 부담이 큰 중장년층까지 폭넓은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앞서 삼진제약도 목 어깨 전용 파스 게보핏 맥스 플라스타를 시장에 내놓으며 부위 특화 전략에 속도를 냈다. 이 제품은 일상에서 통증 호소가 잦은 목과 어깨 부위를 타깃으로, 냉감과 온감이 차례로 느껴지는 이중효과를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는 부착 직후의 시원한 감각과 이어지는 온열감으로 혈류 개선과 붓기 완화 체감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게보핏 맥스 플라스타의 유효성분은 2세대 소염진통제인 플루르비프로펜이다. 플루르비프로펜은 진피층을 통해 흡수된 뒤 통증과 염증의 원인이 되는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조절해 진통과 소염 효과를 발휘한다. 기존 1세대 성분 대비 피부 자극 감소와 약효 지속성 향상을 설계 목표로 한 성분군으로, 다빈도 근골격계 통증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목과 어깨는 여러 종류의 근육과 인대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이나 컴퓨터 작업으로 근막 긴장이 누적되기 쉬운 부위다. 통증 치료에서는 염증과 붓기 감소뿐 아니라 미세 혈류 개선이 병행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평가가 많다. 삼진제약은 이러한 특성에 맞춰 냉감과 온감을 순차적으로 유도하는 첨가제를 배합해 국소 혈액순환 개선과 부종 완화를 돕도록 제형을 설계했다.
전문가들은 부위 전용 파스 트렌드가 성분 경쟁에서 제형과 구조, 사용자 경험 경쟁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신호로 해석한다. 무릎과 같은 관절 부위는 굴곡과 반복 움직임 탓에 일반 사각형 패치가 쉽게 떨어지거나 주름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고, 목과 어깨는 신체 곡선과 근육 배열이 복잡해 밀착력이 떨어지기 쉬웠다. 최근 제품들은 이런 해부학적 특성을 반영해 십자형, 곡선형 등 다양한 형태를 적용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경피제 영역에서 고함량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패치와 장시간 지속형 제제가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일본과 유럽을 중심으로 일상 통증 관리를 위한 일반의약품 패치 활용이 활발하며, 스포츠 활동 인구가 많은 국가에서는 관절 전용, 근육 전용 등 세분화가 진행돼 왔다. 국내 제약사들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소재와 접착제 기술, 방출 조절 필름 등에서 독자 기술 확보에 나서는 분위기다.
규제 측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경피흡수제에 대해 유효성분 함량, 방출 속도, 피부 자극성 등을 엄격히 평가하고 있다. 특히 케토프로펜과 플루르비프로펜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성분은 전신 흡수량과 피부 부작용 가능성 등을 종합 검토해 허가가 이뤄진다. 고령층과 만성질환자의 동시 복용 약물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안전성 자료 축적과 장기 사용 시 주의사항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활동 증가와 고령화로 무릎 관절 및 목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한다. 과거에는 한 가지 형태의 파스로 넓은 부위를 포괄적으로 대응했다면, 최근에는 통증 양상과 사용 부위에 따라 선택지를 세분화해 환자와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전략에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경피약물전달 기술 고도화와 함께 관절, 허리, 손목 등 생활 통증 빈도가 높은 부위를 겨냥한 특화 제품 출시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성분 안전성과 장기 부착에 따른 피부 건강 관리, 복합제 개발 등 과제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계는 부위 전용 파스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대중적 선택지로 자리 잡을지, 그리고 기존 경구 소염진통제 수요와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