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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아래 한적한 길을 걷는다”…완도 힐링 명소 산책이 새로운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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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아래 한적한 길을 걷는다”…완도 힐링 명소 산책이 새로운 여유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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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번잡한 피서지 대신, 조용히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전라남도 완도군의 구름 많고 잔잔한 오후, 낯익지만 특별한 이 섬의 풍경이 여행을 부른다. 뜨거운 햇살은 잠시 가리고 은은한 빛만 남은 완도의 도심과 바다는, 누군가의 쉼이 되고 있다.

 

완도타워는 가볍게 오르기 좋은 명소다. 탁 트인 전망대에서 바다와 도시, 산의 실루엣이 한눈에 담긴다. 실내 전시관도 마련돼 있어, 더운 여름날에도 땀을 덜 흘리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청해포구촬영장은 영화와 드라마의 무대가 된 작은 항구 마을로, 걷는 내내 배경처럼 감성적인 풍경이 이어진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완도타워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완도타워

완도수목원에선 남도의 이국적인 초록 숲길이 이어진다. 국내 최대 난대림 수목원답게, 둥근 그늘 아래 시원한 바람이 머문다. “매년 찾는 이곳, 숲에서 걷다보면 복잡한 생각이 비워지는 기분을 느낀다”고 한 여행객은 고백했다.

 

한적한 정취를 원한다면 신흥사도 좋다. 울창한 숲속 작은 사찰은 일상의 소음을 잊기 좋은 공간이다. 바다와 솔숲이 어우러진 정도리 구계등은 오랜 세월 파도가 빚은 암석 계단과 함께,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는 산책길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최근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방의 소규모 자연 명소를 찾는 여행객이 전년 대비 18% 이상 늘었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이후 여행의 목적이 달라지고 있다. 공간의 특별함보다 일상에서 벗어나는 몰입, 자연과의 교감이 우선시되는 흐름”이라고 분석한다.

 

커뮤니티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더운 날씨에 실내와 야외를 함께 누릴 수 있는 곳이 좋아요”, “도심에서 벗어나기만 해도 숨통이 트인다”라는 공감이 많았다. 실제로, 완도의 조용한 길과 숲, 바다를 걷다보면 무심코 굳어있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지는 듯하다.

 

사소한 선택 같지만, 한 폭의 풍경 속을 천천히 걸으며 마음을 어루만지는 완도의 풍경은 우리의 리듬까지 달라지게 한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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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완도타워#완도수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