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래에셋증권 4.44퍼센트 급락…글로벌 호평에도 외국계 매도세에 수급 충격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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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 주가가 글로벌 호평과 브랜드 가치 상승에도 불구하고 급락세를 기록했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미래에셋증권은 전 거래일보다 4.44퍼센트 떨어진 2만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글로벌 수상과 브랜드 1위 등 호재가 이어졌지만,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수급 왜곡이 펀더멘털 개선 효과를 가리고 있다고 진단하며 향후 수급 흐름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장대음봉을 그리며 기술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2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했다. 지난 12일 고점 2만2,200원에서 불과 3거래일 만에 7퍼센트 이상 밀리며 단기 추세가 꺾인 모습이다. 장중 반등을 시도했지만 외국계 매도 물량에 막히며 회복에 실패했고, 단기 투자 심리는 빠르게 냉각됐다.

▲ 미래에셋증권[00680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 미래에셋증권[00680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수급 측면에서 외국계 창구의 대량 매도가 두드러졌다. 거래원별 집계를 보면 제이피모간이 65만3,600주, 씨티그룹이 42만4,710주를 순매도하며 하루 동안 100만 주가 넘는 물량을 시장에 내놓았다. 반면 매수 상위에는 미래에셋증권 자체 창구와 키움증권 등 개인 비중이 높은 증권사가 포진해,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개인이 받아내는 손바뀜이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비중이 낮은 종목에서 흔히 나타나는 수급 공백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동종 업계와의 밸류에이션 비교에서는 저평가 논란이 여전하다. 미래에셋증권의 PBR 주가순자산비율은 0.39배 수준으로, 한국금융지주와 메리츠금융지주 등 경쟁사의 30퍼센트 후반에서 40퍼센트대 외국인 보유율에 비해 10.9퍼센트로 낮은 편이다. 외국인 비중이 얇다 보니 하락 구간에서 방어 수급이 제한적이고, 대형 매도 주문이 나올 경우 주가가 한꺼번에 밀리는 구조적 약점이 부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가 흐름과 달리 실적 전망은 우호적이다. 시장 컨센서스 기준 2024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1조1,880억 원 수준이 예상된다. 2025년에는 1조3,559억 원까지 외형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며, 내년 예상 자기자본이익률 ROE도 9.99퍼센트로 두 자릿수에 근접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 하락이 실적 둔화가 아닌 단기 수급 불안과 심리적 공포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기업 가치 측면에서는 무형 자산과 신사업 모멘텀도 강화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미국 경제 전문지 글로벌 파이낸스로부터 2026 베스트 프라이빗 뱅크로 선정돼 글로벌 자산관리 역량을 인정받았다. 브랜드 평가 기관 브랜드스탁이 발표한 2025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에서 증권업계 1위, 종합 17위를 기록하며 브랜드 파워도 재확인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평판 및 브랜드 효과가 향후 고액자산가 유치 경쟁에서 방어막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제도 환경도 우호적이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종합금융투자계좌 IMA 제도 정비가 마무리되면,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고객 자금 유입과 수수료 수익 다각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 인수 효과가 본격화할 경우 해외 비즈니스 비중 확대에 따른 이익 체질 개선, 이른바 멀티플 리레이팅 기대도 커지고 있다.

 

다만 단기 거래 관점에서는 보수적 대응이 요구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호재성 뉴스가 이어졌음에도 외국계의 대량 매도가 출회된 점은 수급이 꼬여 있다는 신호라는 비판적 해석도 제기된다. 기술적으로 20일선을 하향 이탈한 상황에서는 2만 원선 부근에서 지지 여부를 확인한 뒤 진입해도 늦지 않다는 조언이 나온다.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고 거래량이 줄면서 가격이 횡보하는 구간이 나타나야 단기 바닥 신호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장기 투자자에게는 현 구간이 관심 가격대로 거론된다. PBR 0.39배 수준은 자산가치 대비 과도한 저평가라는 평가가 많은 만큼, 실적 성장과 IMA·글로벌 사업 확대 효과를 감안한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시각이다. 다만 연말 대주주 양도소득세 회피 목적 물량이 겹치며 수급 공백이 길어질 수 있어, 공격적 레버리지보다는 현금 비중을 유지한 점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외국인 수급 추세와 IMA 제도 세부안, 글로벌 사업 성과 등 복합 변수에 따라 주가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단기 수급과 장기 펀더멘털을 함께 점검하는 이원화 전략이 요구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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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jp모간#ima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