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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반려견 항암제 집중”…차백신, 글로벌 기술이전 본격화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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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및 면역항암제 개발기업 차백신연구소가 신약 파이프라인의 상업화와 글로벌 기술이전에 속도를 높이며 전략적 전환에 나섰다. 약물 개발과 상업 전략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가운데, 차백신연구소는 대상포진 백신, 반려견 면역항암제, 일본뇌염 백신 등 상업성이 높은 주요 제품군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발표를 백신·면역항암제 시장 내 글로벌 파트너십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차바이오텍 계열사인 차백신연구소는 22일, 한성일 대표이사의 중장기 비전 발표를 통해 ‘저평가된 기업가치의 턴어라운드’ 및 임상 중심의 성과 창출을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회사 측은 현재 대상포진 백신 'CVI-VZV-001'의 임상 2상 시험계획을 식약처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해당 백신은 독자 개발 면역증강제 리포팜을 활용한 재조합 기술로 기존 수입 백신 대비 국내 제조 기반을 갖췄다는 데 강점이 있다.  

대상포진 백신은 기존 제품과 동등한 효능을 유지하면서도, 안정적 공급과 합리적 가격을 제공할 수 있어 수급 불안 및 비용 부담에 대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회사는 내년 임상 2상을 기반으로 기술이전 및 글로벌 파트너십을 동시 추진할 방침이다. 출시 목표는 2029년으로, 임상과 파트너 발굴이 회사를 견인하는 핵심 축이다.

 

한편, 인간용 면역항암제로 개발하던 파이프라인 ‘CVI-CT-001’은 반려동물 시장으로 적응증을 전환, 반려견 유선암을 타깃하는 ‘CVI-CT-002’로 개발 방향을 잡았다. 반려견 유선암은 수술 외 대안이 거의 없고 재발 및 전이율이 높아 치료 대기 수요가 많다. 차백신연구소는 이 항암제를 2027년 출시 목표로 임상 3상 진행 및 적응증 확장, 라이선스 아웃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국내 최초의 재조합 일본뇌염 백신도 개발 중이다. 일본뇌염은 아직 치료제가 없어 백신이 주된 방역 수단이나, 현재 사용 중인 사백신·생백신은 부작용 위험과 저면역군에 대한 한계가 지적돼 왔다. 차백신연구소가 추진 중인 ‘CVI-JEV-001’은 안전성과 공급안정성 등을 보완한 차세대 백신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B형간염 백신의 경우 단독 개발에서 공동 개발·기술이전 등의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전략을 전환해 리스크 분산을 꾀한다. 지난 2b상에서 1차 평가지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글로벌 제약사와의 병용 임상을 통해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한성일 대표는 화이자에서의 20년 경력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강화와 파트너십 확대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독자 개발한 면역증강 플랫폼의 CEPI ‘면역증강제 라이브러리’ 선정 등 혁신 역량을 바탕으로, 신규 파이프라인과 글로벌 협업 기회 확보에도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중동, 남미 등 중저소득국가(LMIC)에 진출해 현지 임상, 백신 입찰 등을 협력사와 추진해 신시장 매출도 모색한다.

 

특히 이번 전략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백신 및 면역항암제 시장에서의 기술주도권 확장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은 “차백신연구소가 임상 성과와 라이선스 아웃에 성공할 경우, 국내 바이오벤처의 글로벌 경쟁력 지표가 바뀌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전략이 실제 매출 및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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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백신연구소#대상포진백신#반려견항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