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닥 SG 7.66% 급등…외국인 매수에 우크라이나 재건 기대·환경 규제 모멘텀

윤지안 기자
입력

12일 코스닥 시장에서 SG 주가가 전일보다 7.66% 오른 2,740원에 마감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수혜 기대와 국내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설비 수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투자 심리가 자극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 없는 테마 중심 랠리라는 점에서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12일 SG에 따르면 이날 종가는 2,740원으로, 11월 7일 기록한 단기 저점 2,035원 대비 한 달여 만에 34.6% 이상 상승했다. 특히 장중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거래량이 전일 대비 급증한 1,327만 주를 기록해 수급이 크게 달아오른 모습을 보였다. SG는 아스콘 제조와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SG 1주일 주가 추이(출처:네이버증권)
SG 1주일 주가 추이(출처:네이버증권)

SG 주가는 최근 한 달간 계단식 상승을 반복하며 변동성이 커졌다. 11월 20일 2,255원을 기점으로 4거래일 연속 고점을 높이다가 12월 초 숨 고르기 구간을 거친 뒤, 12일 하루 7.66% 급등으로 5일 이동평균선을 다시 돌파하며 상승 추세를 재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친환경 K아스콘을 앞세운 해외 인프라 재건 모멘텀을 SG 주가 변동의 핵심 동력으로 본다. SG는 매출의 74.47%를 차지하는 아스콘 사업에서 철강 부산물 슬래그를 활용한 고강도 친환경 아스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도로 인프라 복구 수요가 100조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SG가 현지 키이우 지역에서 시범 포설을 진행해 정부 기준을 충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중장기 해외 수주 기대감이 커졌다.

 

여기에 국내에서 아스콘 공장 유해물질 관리 논란이 재부각되면서 SG의 대기오염 방지 설비 사업 SGR 플러스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졌다. 인프라 복구와 환경 규제 강화라는 두 테마가 겹치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SG를 재건주이자 친환경 인프라 테마주로 바라보는 시각이 확산된 것이다.

 

수급 측면에선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 눈에 띈다. 12일 기준 SG 외국인 보유 비율은 4.2%로, 11월 24일 1.6%에서 큰 폭으로 뛰었다. 특히 이날 하루에만 126만 주 이상 순매수하면서 단기 주가 상승의 직접적 동력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재건 인프라 관련 개별 이슈가 있는 종목에 이른바 스마트 머니가 들어오는 전형적 패턴으로 해석한다.

 

다만 매매 창구 상위에는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이 매수·매도 양쪽에 동시에 포진해 개인 투자자 간 단기 매매 공방이 치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보유 비중이 저점에서 서서히 회복되는 흐름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개인 투자자 중심의 잦은 손바뀜이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본다.

 

펀더멘털을 놓고 보면 동종 업계 대비 수익성은 부진한 상태다. SG 시가총액은 약 2,814억 원으로 코스닥 기준 336위 수준이며, 상장 주식 수는 1억 273만여 주다. 건축자재·시멘트 업종 내에서 시가총액은 KCC 3조 8,922억 원, 한일시멘트 1조 4,966억 원 등에 비해 크게 낮지만, 수익성 지표는 더 열악하다.

 

2025년 9월 분기 기준 SG의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10.61 퍼센트, 자기자본이익률 ROE도 마이너스 10.63 퍼센트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208.31 퍼센트로 업종 최하위권이다. 같은 업종 내 KCC가 1,173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다수 기업이 흑자를 유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적자 기조로 인해 주가수익비율 PER 산출이 어렵고, 주가순자산비율 PBR 2.75배가 업종 평균 1배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적 흐름도 우호적이지 않다. SG는 2023년 영업손실 134억 7,000만 원, 2024년 60억 7,000만 원의 적자를 내며 연간 기준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2024년 12월 영업이익 19억 원, 2025년 6월 22억 원으로 분기 흑자 전환을 시도했지만, 2025년 9월 다시 매출 220억 원에 영업손실 23억 원, 당기순손실 12억 원으로 돌아섰다. 부채 비율은 2024년 기준 168.32 퍼센트로 과도한 수준은 아니지만, 당좌비율이 89.85 퍼센트로 100 퍼센트에 못 미쳐 단기 유동성에 대한 경계는 필요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해외 재건 사업 로드맵이 비교적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이 있다. SG는 친환경 고강도 K아스콘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시범 포설한 데 이어 러시아 도로 인프라 복구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관련 기술 특허를 출원했다. 제강 부산물 솔루션 기업과 공동 사업 협약을 체결해 북미 등 해외 시장 진출 채널을 확보한 것도 중장기 성장 모멘텀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는 아스콘 공장 유해물질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SG의 대기오염 방지 설비 SGR 플러스 수주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재건과 친환경 설비를 동시에 겨냥한 사업 구조가 정책 환경 변화와 맞물릴 경우 추가적인 매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시장에서는 재건·친환경 테마라는 강력한 스토리와 달리 실질적 수주 성과가 아직 제한적이라는 점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현재 SG 주가가 실적 전망치 없이 과거 실적 기준으로 높은 PBR을 정당화받고 있는 만큼, 해외 인프라 복구나 환경 설비 분야에서 구체적인 대형 수주 공시가 지연될 경우 테마 피로감과 함께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부 리서치에서는 단기적으로 SG 주가가 해외 재건 뉴스와 환경 규제 정책 흐름 등에 높은 민감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기술적으로는 2,500원대 지지 여부가 단기 방향성의 분수령이 될 수 있고, 2,400원선이 무너지면 테마 모멘텀 약화에 따른 추가 조정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중기적으로는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해외 파트너십을 통한 실질적 매출과 이익 개선 여부가 밸류에이션 부담을 해소할 수 있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과거 SG발 주가 폭락 사태가 다시 언급되며 경계심도 공존한다. 당시 논란은 현재 사업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지만, 개별 종목 리스크에 민감한 개인 투자자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재무 구조와 이익 체력 개선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격 매수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실제 수주 계약과 실적 개선이 동반되는지 점검한 뒤 접근하는 보수적 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향후 SG 주가와 밸류에이션이 어떻게 조정될지는 글로벌 재건 수주 가시성, 국내 환경 규제 정책의 속도, 건설·자재 업황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관련 정책 발표와 해외 인프라 복구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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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k아스콘#우크라이나재건